한강 상공에 초대형 달팽이 풍선 떠오른 이유

  • 이후림 기자
  • 2021.09.08 11:34
그린피스가 8일 한강 상공에 띄운 달팽이 풍선. '불타는 세계, 수소에 빠진 느림보 현대'라는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한강 상공에 초대형 달팽이가 떠올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8일 서울시 여의도 한강변에서 현대자동차 수소사회 비전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린피스는 현대자동차의 더딘 탈내연기관 계획과 수소교통 전환 비전을 비판하기 위해 이번 퍼포먼스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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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10m, 세로 6.5m 크기 풍선은 달팽이가 현대차 로고를 짊어지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풍성에 매달린 현수막에는 '불타는 세계, 수소에 빠진 느림보 현대', 영문으로는 'Too Too slow to save the climate, No gasoline No gray hydrogen(이렇게 느려서는 기후를 구할 수 없다. 내연기관차와 그레이 수소 중단하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그린피스가 8일 한강 상공에 띄운 달팽이 풍선. '불타는 세계, 수소에 빠진 느림보 현대'라는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뉴스펭귄

그린피스는 현대차가 6일 독일뮌헨국제모터쇼 현장에서 발표한 탈내연기관 추진 일정이 뒷북 대책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이 2035년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하자, 그 일정에 빠듯하게 맞춘 계획일 뿐이라는 것.

현대차가 발표한 탈내연기관 추진 일정은 2035년 유럽에서, 2040년 주요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2045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린피스는 "이번 발표는 지난해 말 현대차가 발표한 계획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으로 재탕이나 다름없다"며 "이번 발표에서 한국을 2040년 탈내연기관 국가로 추가했지만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2020 현대차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가 러시아, 인도, 아시아 태평양,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하는 자동차는 121만대로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371만 대 가운데 약 32%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가 8일 한강 상공에 띄운 달팽이 풍선. '불타는 세계, 수소에 빠진 느림보 현대'라는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뉴스펭귄

또한 단체는 현대차가 7일 공개한 '수소의 물결' 메시지에 대해 "방향을 잘못 설정했다"며 "이런 기본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수소산업 미래를 말하는 것은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행보다. 현대차는 재생가능에너지 기반 탈탄소 모빌리티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수소가 친환경 사회 열쇠가 될 것처럼 홍보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단체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96%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지며,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다량 온실가스를 생성한다.

현대차 기후대응 리더십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그린피스 캠페이너 (사진 그린피스 제공)/뉴스펭귄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2019년에 비해 현대차 탈내연기관 논의가 다소 진전된 것은 의미 있으나 판매 차량 97%가 여전히 내연기관차"라며 "그린워싱 격 선언이 아닌 2030년 이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등을 명확히 밝히는 기후비전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IPC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재앙 문턱이 될 수도 있는 지구 평균기온 1.5도 상승 시점이 빠르면 10여 년 뒤 닥칠 수 있다"며 "상승을 막으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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