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스님에게 구조된 하늘다람쥐, '특별생존훈련' 받고 방사

  • 이후림 기자
  • 2021.08.24 13:17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 하늘다람쥐 (사진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어미를 잃고 탈진된 채 발견된 하늘다람쥐가 '특별생존훈련'을 받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됐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는 천은사 일원에서 탈진으로 구조된 멸종위기종 하늘다람쥐가 치료 후 자연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개체는 20일간 치료와 재활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뒤, 당초 구조됐던 천은사 일원 참나무 숲에 19일 방사됐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이번에 방사한 하늘다람쥐는 구조 당시 천은사 법당에 탈진해 있는 개체를 스님이 발견해 신고한 사례다. 발견 당시 하늘다람쥐는 움직임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측은 24일 뉴스펭귄에 "활동적 습성으로 유명한 하늘다람쥐인데 발견 당시 의식은 있으나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면서 "부상을 입었더라도 이동 가능한 상태라면 사람 눈에 띄지 않았을 텐데 발견됐다는 것은 개체가 완전히 탈진해 심각한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 하늘다람쥐 (사진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제공)/뉴스펭귄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 하늘다람쥐 (사진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제공)/뉴스펭귄

개체는 구조 즉시 국립공원연구원 야생동물의료센터에 인계돼 20일간 치료 및 재활과정을 거쳤다.

야생동물의료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탈진 개체 특성상 빠른 수액 투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나 하늘다람쥐 몸집이 너무 작은 탓에 정맥 투여가 불가했다. 초기 먹이 급여를 거부하던 개체는 점차 기력을 찾으면서 경구 식이급여를 통해 수액을 투여받을 수 있었다.

구체적 탈진 원인은 여러 변수가 많아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야생동물의료센터 관계자는 뉴스펭귄에 "추측이지만 어미를 잃고 미아가 된 하늘다람쥐 새끼가 스스로 먹이활동을 하지 못해 탈진하거나, 부상으로 나무를 오르내릴 수 없는 상태였을 수 있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위도 한몫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 하늘다람쥐 (사진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제공)/뉴스펭귄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 하늘다람쥐 (사진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제공)/뉴스펭귄

해당 개체는 20일 동안 치료뿐 아니라 일명 '특별생존훈련'을 받았다. 어미를 잃은 것으로 보이는 새끼를 위해 의료센터 측에서 서식지인 숲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준 것.

관계자는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위험요인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알맞은 생존훈련을 제공했다"며 "포식자인 담비, 오소리, 맹금류 등을 피해 은신할 수 있는 전문 나무구조물을 설치했고 가공된 견과류가 아닌 도토리, 잣, 나무열매 등을 구조물에 숨겨 스스로 찾아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하늘다람쥐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8호로 지정된 이후 2012년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국가 보호종이다. 야행성 포유류로 눈이 유난히 크고 동그란 것이 외적 특징이다. 주요 위협요인은 산림벌채, 댐건설 등 인간활동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