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모로우' 현실되나… '지구 순환 시스템' 붕괴 위기

  • 조은비 기자
  • 2021.08.06 14:45
걸프 스트림이 붕괴 위험에 처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지구의 바다를 순환시키는 주요 해류가 붕괴 위험에 처했다.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이하 AMOC)의 주요 기류에 속하는 걸프 스트림은 멕시코만의 따뜻한 물을 대서양으로 전달하는 강한 해류를 뜻한다. 평균 속도는 시속 약 6.4km이며 초당 40억 입방피트의 물을 운반한다. 이는 전 세계의 모든 강이 운반하는 양보다 많은 양이다.

AMOC는 열대 지방의 물을 북쪽으로 옮기고, 차가워진 물을 남쪽으로 운반하는데, 전 세계 기상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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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걸프 스트림을 비롯해 AMOC가 붕괴되면 유럽에는 극한의 겨울이 찾아오고, 미국 동부 해수면은 상승하게 된다. 열대성 강우에도 영향을 끼쳐 농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야기한다. 2004년 개봉했던 재난영화 투모로우(Day After Tomorrow)도 지구가열화로 인해 AMOC가 붕괴돼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온 것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2004년 개봉했던 영화 '투모로우'는 AMOC의 붕괴를 배경으로 제작됐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뉴스펭귄

AMOC의 약화는 과거부터 관측돼 왔다. 2018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AMOC가 1600년 만에 가장 약하고 느린 상태에 처해있다고 보고했다.

5일(현지시간)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메이트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AMOC가 약화를 넘어서 붕괴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150년가량 측정된 온도, 염분 데이터 8개 지표를 확인한 결과, 걸프 스트림과 AMOC가 안정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니클라스 보어스(Niklas Boers) 연구원은 "지구의 주요 순환 시스템 중 하나인 AMOC가 1000년이 넘는 세월 중 가장 느린 상태에 놓여있다"며 "임계값을 넘어서면 다시 되돌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온도 상승에 대한 것이 아니다. 순환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는 임계값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걸프 스트림과 AMOC가 약화되는 원인으로 지구가열화가 지목되고 있지만, 폭우에 따른 강유수 증가로 담수 유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요소로 분석됐다.

담수 유입 증가도 AMOC 약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측은 "이 밖에 다른 요인들은 더 조사돼야 하지만, 모두 인간이 야기한 기후위기와 연결돼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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