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먹고 자라는 어린 바다거북

  • 이후림 기자
  • 2021.08.03 12:22
어린 바다거북 위장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파편 (사진 '해양과학 프런티어스' 학술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어린 바다거북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섭취하며 자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교 생태보존센터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해양과학 프런티어스'에 인도양과 태평양에 서식하는 어린 바다거북 장기에서 확인된 쓰레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좌초되거나 어업 시 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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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올리브각시바다거북, 납작등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등 총121마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표본은 알에서 갓 부화한 것부터 크기가 50cm 미만인 어린 바다거북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연구 결과 샘플이 7마리에 불과했던 매부리바다거북을 제외한 모든 종 표본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발견됐다. 플라스틱은 배설기관이나 방광이 아닌 위장 안에서만 발견됐다. 

태평양에 서식하는 바다거북 중에서는 붉은바다거북 86%, 푸른바다거북 83%, 납작등바다거북 80%, 올리브각시바다거북 29% 위장 속에서 플라스틱 파편이 발견됐다. 

인도양은 붉은바다거북 21%, 푸른바다거북 9%, 납작등바다거북 28% 몸속에서 다량 플라스틱이 확인됐다.

인도양보다 태평양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이에서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비율이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도양에서 발견된 한 푸른바다거북의 경우 몸속에서 총 343개 플라스틱 조각이 나와 연구 표본 중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태평양에서 채취한 한 푸른바다거북 몸속에서도 1mm 이상의 플라스틱 조각 144개가 발견됐다.

플라스틱 파편을 섭취한 어린 바다거북 (사진 '해양과학 프런티어스' 학술지)/뉴스펭귄

이들 위장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대부분은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성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회에서 널리 사용되는 폴리머 특성상 구체적인 출처를 특정할 수는 없었다.

태평양 거북에게서는 인간이 쓰는 제품에서 나오는 단단한 플라스틱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됐으며 인도양 거북에게서는 낚싯줄이나 그물 섬유 등이 주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어린 바다거북은 일반적으로 특별한 식단이 없다. 무엇이든 먹는다. 여기에 플라스틱이 포함되는 것"이라면서 "태어난 지 1년이 채 안 된 새끼 바다거북이 바다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매우 낮다. 이들 생존에 큰 위협이 되는 플라스틱을 줄여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에서 갓 깨어난 바다거북은 해류를 타고 헤엄치며 포식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바다에서 성장한다"며 "한때 바다거북이 번성하도록 도왔던 특유의 진화적 적응이 이제는 오히려 인간이 버린 쓰레기와 폐그물로 인해 이들에게 독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존하는 바다거북 7종 중 6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으며 전세계적인 보호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체 수는 점점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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