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빠지는 지구의 숨소리, 2021년 진단 결과는 '악화일로'

  • 임병선 기자
  • 2021.07.28 15:51
(그래픽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2021년 지구 건강 진단 결과, 지구 시스템이 악화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했던 과학자들이 모여 지구 시스템이 점점 악화 중이라는 진단을 27일(현지시간) 내놨다. 앞서 2019년 11월 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 주관으로 과학자 1만 1000명이 공동으로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한 바 있다. 선언에 서명한 과학자들은 현재 1만 4000여 명을 넘어섰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산림과 교수 윌리엄 리플(William Ripple)은 "아마존 열대우림, 남극 서부 및 그린란드 빙상 등 지구 시스템에 중요한 요소들이 임계점(Tipping Point)에 다다랐거나 이미 한계를 넘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미국 나사를 비롯, 여러 과학자들은 지구 시스템에 있어 중요한 온실가스 농도, 해양 열파와 산성화, 얼음 질량 등 31개 요소를 '지구 활력 징후(Planetary Vital Signs)'라는 이름으로 제시한다. 호주 시드니대, 영국 엑서터대, 방글라데시 인디펜던트대 등 연구진은 활력 징후 중 18개가 올해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날 지구 활력 징후 현황을 갱신하는 논문 '국제 과학자들의 기후비상 경고 2021(World Scientists’ Warning of a Climate Emergency 2021)'을 바이오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연구진이 지목한 활력 징후 악화 사례는 크게 세 가지다. 사육 반추동물(소, 양과 같이 되새김질하는 동물) 수가 40억 마리를 넘었고 이들 질량을 합치면 인간과 야생동물 총질량보다 많다는 점, 브라질 아마존 연간 산림 손실률은 2020년에 최근 12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 해양 산성화와 열파로 인해 5억 명이 넘는 인구가 의존하는 산호초가 사라질 위협에 처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올해 4월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사상 최고치인 416ppm을 경신한 점도 언급했다.

해양산성화가 진행될 경우 예상되는 바닷속 산호 모식도. 오른쪽으로 갈 수록 산도가 높아지고 미래를 나타낸다 (사진 Paul et al., Frontiers in Marine Science, 2016)/뉴스펭귄

리플 교수는 "인간의 압력을 받아 지구 시스템에 나타난 악화 증상은 지구가열화만이 아니다"라며 기후위기와 같은 지구 시스템 이상에 대처하기 위해 근본적 원인, 인간에 의한 지구 과잉 착취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기후 정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복구 계획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세를 도입하고 각국 정부가 급진적 기후 정책을 도입하는 등 사회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후행동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하고 기후위기 교육이 전 세계 학교 핵심 커리큘럼에 포함돼야 한다고도 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리플은 "23개 국가를 포함해 거의 2000개 관할구 등이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하거나 인정했다"며 "심각한 기후 급변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지속적으로 이 사태에 대한 정보를 갱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영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한국, 모리셔스, 프랑스,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이 정부 차원에서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한 상태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