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해놓고 '탈출했다', 진술 번복한 용인 사육곰 농장주

  • 임병선 기자
  • 2021.07.28 11:32
사육곰 이미지. 본문과는 관계 없는 개체 (사진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경기 용인시 사육곰 농가에서 탈출한 곰이 처음부터 2마리가 아닌 1마리였으며, 행방이 묘연한 1마리는 불법 도축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경찰은 용인 농장을 탈출한 사육곰이 2마리가 아닌 1마리였다는 농장주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6일 해당 농장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불법 도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반달가슴곰 사체 일부를 발견했다. 또 연령이 13살인 반달가슴곰 1마리를 지난 1일 도축했다는 농장주 진술을 확보했다.

농장주는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에 신고하지 않은 채 반달가슴곰 1마리를 도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야생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연령이 10살 이상인 반달가슴곰 경우에 한해 웅담(쓸개) 채취용으로 관할 유역환경청에 신고 후 도축할 수 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경찰은 용인 사육곰 농장주가 사육곰 1마리를 불법 도축하고 이를 숨기려 사살된 개체와 함께 탈출했다고 허위 신고했는지 여부, 농장에서 발견된 사체가 탈출했다고 허위 신고된 개체인지 여부 등을 판단할 계획이다.

앞서 6일 사육곰이 2마리 탈출했다는 농장주 제보를 받아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용인시 등 당국이 수색에 나섰고 이날 1마리를 발견해 사살했다. 그러나 신고를 받은 2마리 중 나머지 1마리는 한참 동안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이 사건 진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사육곰 1마리는 사육장 밖에서 최후를 맞았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육곰 수색작업을 벌여왔던 용인시는 이번 소식 이후 현장에 투입했던 야생동물 포획단 포수 인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27일 성명을 내 "정부의 사육곰 관리감독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다"며 불법 증식된 개체가 없는지도 확실히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체 측은 "같은 농장주가 2019년에도 2마리가 탈출했다고 신고했으나 그중 1마리는 폐사 신고를 하지 않은 곰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똑같은 일이 벌어져 인력과 예산이 낭비됐다"고 주장했다.

(사진 녹색연합 페이스북)/뉴스펭귄

용인시는 이 농장주가 용인에서 10여 마리, 인근 여주시 농장에서 80여 마리의 반달가슴곰을 사육하고 있다고 파악 중이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