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판정 받았던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 등재된 이유

  • 임병선 기자
  • 2021.07.26 21:12
충청남도 서천 갯벌 (사진 Heui Jong Kim - flickr)/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생물종의 보고 '한국의 갯벌'이 3개월 전 받았던 반려 판정을 뒤엎고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26일(현지시간), 중국 푸저우에서 온라인 동시 진행 중인 세계유산위원회(WHC) 결정에 따라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 세계유산목록에 자연유산(Natural Heritage)으로 등재됐다.

당초 한국 갯벌은 이번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국 갯벌 세계유산 지정을 추진하던 한국 정부 제안이 유네스코 자문 및 심사기구 역할을 하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하 IUCN)에 의해 지난 5월 반려(Defer) 의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IUCN 권고는 △등재불가 △등재반려 △등재보류 △등재권고 총 4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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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계유산위원회는 IUCN 의견과 반대로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다며 세계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유네스코가 자문기구 등재반려 권고를 뒤집고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IUCN는 반려 판정 이유로 신안갯벌 외에는 대규모 지정학적·생태학적 과정을 나타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범위가 넓지 못한 점, 인접 핵심 지역과 생물다양성 측면에서의 핵심지역을 포함하지 못한 점, 완충지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이번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과 순천 등 갯벌 4곳을 묶은 것이다. 신안 갯벌이 1100㎢로 가장 넓고, 나머지 갯벌은 그보다 훨씬 작은 60㎢ 정도다. 모두 국내 습지보호지역이며, 일부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람사르습지다.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에는 멸종위기 물새 22종과 멸종위기 해양 무척추동물 5종이 서식하며, 범게 포함 고유종 47종이 서식한다. 대표적 멸종위기종은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흑두루미, '웃는 돌고래'라고 불리는 상괭이 등이다. 또 한국의 갯벌은 철새가 동아시아에서 대양주로 이동하는 경로 내 핵심 경유지기도 하다.

전라남도 신안 갯벌 (사진 Kisung Kim - flickr)/뉴스펭귄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등재 결정 직후 인터뷰에서 "'한국의 갯벌'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에서 위기종으로 인정한 27종의 철새를 비롯해 약 2000종 이상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라며 "한국 갯벌의 가치를 지키고 홍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한국의 갯벌 등재 이후 2025년까지 유산 구역을 확대하고, 유산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 개발을 관리하라는 IUCN 권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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