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도 마약에 중독, 유럽 강에는 필로폰이 흐른다

  • 임병선 기자
  • 2021.07.12 16:06
유럽에서 흔히 발견되는 송어 '브라운 트라우트' (사진 Helge Busch-Paulick (Grand-Duc @ Wikipedia))/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강물로 배출되는 마약에 야생 어류가 중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유럽 일부 강에서는 마약 성분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된다. 사람이 필로폰이라는 마약을 투여했을 때 마약 성분이 다 흡수되지 않고 일부가 배설되며, 마약은 하수 처리장에서 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어류가 유럽 강물과 비슷한 환경에서 마약 중독 증세를 보였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는 유럽 강에 서식하는 야생 어류들이 강물 속 마약 성분에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사진 Insaniquarium 게임화면 캡처)

체코 프라하 생명과학대 등 연구진은 체코와 슬로바키아 폐수 처리장에서 검출되는 것과 동일한 메스암페타민 농도 용액에 어류 '브라운 트라우트' 60마리를 넣고 깨끗한 물에 사는 송어와 비교해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브라운 트라우트는 유럽 강에서 흔히 발견되는 송어다.

메스암페타민에 노출된 브라운 트라우트는 깨끗한 물이 든 수조로 옮겨졌을 때도 깨끗한 물에 산 비교군에 비해 움직임이 둔한 것이 관찰됐다. 또 수조를 옮긴지 최대 10일 후까지 뇌에서 필로폰 흔적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메스암페타민에 노출됐던 어류와 그렇지 않은 어류를 대상으로 또 다른 실험을 했다. 깨끗한 물과 메스암페타민이 함유된 물을 준비하고 송어가 어떤 물을 선택하는 지 지켜봤다. 그 결과 마약에 노출됐던 송어는 약물이 포함된 강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런 경향을 송어가 메스암페타민 성분에 중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물로 배출되는 필로폰 잔여 성분 때문에 야생 송어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인간의 사회적 문제가 수생 생태계로 전파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