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vs 카니보어, 날선 극과극 공방

  • 임병선 기자
  • 2021.06.28 16:23
(사진 SBS스페셜 육채전쟁 방송화면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육식주의자와 채식주의자의 가치관 충돌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눈길을 끈다.

일부 채식주의자는 고기 먹기를 그만두라는 시위를 하고, 일부 육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앞에서 일부러 살아 있는 동물을 먹는 등 극과극 갈등이 과열되는 추세다.

27일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SBS 스페셜' 육채전쟁 1화에서는 식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육식만 하는 '카니보어'와 동물성 식품을 아예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 '비건' 간 육채전쟁(육식과 채식 전쟁)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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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 한 의학 전문가는 비건을 '열등한 식단'이라고 비난하고, 한 의사는 카니보어를 '인터넷 광기'라고 표현하는 등 전문가 사이에서도 육식과 채식 간 논쟁이 뜨겁다. 

한 미국 의사가 카니보어 식단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SBS스페셜 육채전쟁 방송화면 캡처)/뉴스펭귄

카니보어는 달걀, 육류,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사람들이며 비건은 채소, 버섯 등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다.

카니보어가 채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사람이 먹는 일부 식물에 포함된 '렉틴' 때문이다. 렉틴은 식물이 동물에게 먹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진화시킨 화학물질이다. 육식주의 관련 책 저자 폴 살라디노는 "식물 80%가 독성이 있으며 빠르게 문제를 일으킨다"며 "렉틴은 장의 상피세포를 공격한다"고 주장한다.

식물성 기반 식단을 옹호하는 측은 카니보어가 주장하는 렉틴의 나쁜 작용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반박한다. 렉틴은 가열 조리 시 효과가 줄어들며, 인구 중 매우 적은 수만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나온다.

비건은 심혈관질환, 암, 동물권 등을 이유로 육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닐 버나드 조지 워싱턴 의과대학 교수는 "육식 식단은 장기적으로 보면 심장병, 대장암 같은 암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커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반박하는 연구가 나오는 등 반대 의견도 있다.

육식 식단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닐 버나드 조지 워싱턴 의과대학 교수 (사진 SBS스페셜 육채전쟁 방송화면 캡처)/뉴스펭귄

카니보어와 비건 식단에는 결핍된 영양소가 각각 1개씩 있다. 육채전쟁에서 각 진영이 가진 강점이자 상대 식단을 비판하는 주 무기다.

카니보어 식단에는 섬유질이 없다. 섬유질은 혈당을 낮추고, 소화기관 속 유익균의 먹이가 되며 소화기관 내에서 대변을 뭉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두고 버나드 교수는 "카니보어는 볼일을 볼 수 없어 화장실에서 못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질이 필수 영양소가 아니라고 반박하는 카니보어 숀 베이커 (사진 SBS스페셜 육채전쟁 방송화면 캡처)/뉴스펭귄

반면 비건에는 고기에만 있는 비타민B12가 없다. 비타민B12는 DNA 유지와 세포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결핍 시 신경 세포 문제와 빈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운동 의학 전문가 폴 메이슨은 "보조제 없이 채소만 먹는 순수 비건을 유지하는 사람은 비타민B12가 결핍돼 크게 아프게 된다"며 만약 건강을 유지하거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특정 식단에 보조제를 추가해야 한다면 과연 이상적인 식단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운동 의학 전문가 폴 메이슨 (사진 SBS스페셜 육채전쟁 방송화면 캡처)/뉴스펭귄

이런 논쟁에 대해 SBS스페셜에서는 실제 실험을 진행했다. 이후 방송에서 국내 쌍둥이 보디빌더와 2명의 의학 전문가가 각각 둘로 나뉘어 2명은 비건, 2명은 카니보어 식단을 실천하고 건강 상태를 살피는 과정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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