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바다를 살게하리라' 상어가 바다에 필요한 이유

  • 임병선 기자
  • 2021.06.19 00:05
상어 이미지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해양생물을 먹어치우는 상어는 공포의 존재이면서도, 생태계 유지 역할을 한다.

상어는 바닷속 최상위 포식자다. 생태계 유지에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종(Keystone Species)'으로 분류되며, 일부 사례에서 생태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방식은 '공포'다.

2017년 발표된 상어 연구는 산호초 내 해초 식생이 상어에 의한 공포 때문에 바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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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OAA)/뉴스펭귄

오세아니아 피지 해안에 서식하는 백기흉상어(학명 Triaenodon obesus)가 밀물 때 휴식처를 찾아 석호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해초를 뜯던 물고기는 상어가 무서워 도망친다. 해초를 먹던 물고기가 없어지니 해조류 숲이 형성됐다.

뱀상어 (사진 NOAA)/뉴스펭귄

해초 숲은 이산화탄소를 막대하게 품는 흡수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해초가 많이 생긴다고 해서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산호는 해조류가 과도하게 번식하면 햇빛을 받지 못하고 영양 부족에 시달릴 확률이 높아진다. 

상어는 듀공을 공포에 떨게 만들어 해초 숲을 만들기도 한다. 호주 샤크베이에 뱀상어(학명 Galeocerdo cuvier)가 출몰하면 이곳에 살며 해초를 먹던 듀공은 뱀상어를 피해 안전한 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사진 Albert kok -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상어가 듀공을 쫓아내 샤크베이 바닷속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2011년 해수 온도가 장기간 높게 유지되는 해양 열파로 해초 숲이 죽어가고 있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만약 듀공이 평소처럼 해초를 해치웠다면 숲은 회복하기 어려웠지만 뱀상어가 나타난 덕에 해초가 다시 자라 숲으로 돌아왔다. 

이밖에도 상어는 먹이 사슬 유지, 장거리 이동 후 배설을 통해 해양 영양 순환, 해양 내 질병 전파를 통한 생태계 개선 등 바닷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래상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그러나 영국 런던동물학회(ZSL)에 따르면 인간 영향을 받지 않은 바다가 줄어들면서 개체수가 줄어들고, 심지어 인간 활동에 의해 평균 몸집이 줄어드는 추세다.   

현재 밝혀진 상어 종 중 3분의 2 가량이 서식지 파괴, 먹이 감소, 불법 어획 등에 시달리고 있다. 샥스핀을 노리고 지느러미만 잘라낸 뒤 몸통은 바다에 버리는 불법 조업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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