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만 마리→멸종된 치타, 인도 땅에서 '부활' 성공할까

  • 남주원 기자
  • 2021.06.09 13:29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 치타가 인도 땅에서 부활한다. 

인도 아웃룩인디아 등 현지 매체는 올해 말 치타 8마리가 남아프리카에서 인도의 한 국립공원으로 긴 여정을 떠난다고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인도 정부가 실제로 치타 복원을 시행하는 것은 인도에서 치타가 멸종된 지 반 세기 만이므로 전 세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오는 11월 남아프리카산 치타 수컷 5마리와 암컷 3마리는 8405km를 날아 인도 쿠노국립공원(Kuno national park) 초원에 첫발을 내딛을 예정이다. 이번에 들여오는 8마리를 시작으로 향후 5년 동안 총 40마리 치타가 인도로 수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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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치타 재도입을 추진한 인도 정부 야생동물연구소장 잘랄(Jhala) 박사는 "마침내 우리는 치타를 복원할 수 있는 자원과 서식지를 갖추게 됐다"라며 쿠노국립공원을 비롯해 3곳의 보호구역에 남아프리카와 유사한 삼림초원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영양과 멧돼지 등 충분한 먹이도 제공할 예정이다.

치타는 1967~68년을 마지막으로 이후 인도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인도 무굴제국 제3대 황제 악바르(Akbar)가 통치하던 시절에는 무려 1만 마리에 달하는 치타가 있었다. 그 중 1000마리가 악바르 집 마당에 지냈을 정도였다.

인도 땅에서 치타가 사라진 원인으로는 인간에 의한 사냥 및 서식지 감소, 먹이 부족 등이 꼽힌다. 특히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던 기간 동안 치타는 현상금 사냥으로 대거 목숨을 잃었다. 치타가 마을에 나타나 가축들을 죽인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인도가 치타를 다시 들여오려는 노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도 정부는 1950년대부터 꾸준히 치타 재도입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이란에서도 치타를 데려오려 했으나 당시 이란 정권교체 문제로 무산됐다.

치타는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종으로 등재돼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7000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남부에 서식한다.

치타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인도 당국의 치타 복원에 전문가와 환경보호론자들이 보이는 반응은 극명하게 나뉜다.

일각에서는 상당히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들은 "치타는 매우 섬세한 동물이므로 울타리가 설치된 보호구역 없이는 생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치타는 사자나 하이에나, 심지어 야생 들개에게 조차 공격 당할 정도로 취약하다. 따라서 울타리가 없을 경우 치타는 다른 맹수들 표적이 돼 목숨을 잃기 쉽다는 것. 

또한 울타리 없이는 인간과 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부분이 주요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인도에 있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은 대부분 울타리가 없어 인간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환경론자들은 결국 애꿎은 치타만 또 다시 희생될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충분히 드넓은 서식지와 먹잇감 등 남아프리카와 비슷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치타가 서식하기에 이상적인 서식지 너비는 5000~1만km2 정도다.

반면 인도 정부를 비롯해 또 다른 한쪽에서는 치타가 뛰어난 적응력을 지닌 동물이라는 점에 집중해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치타는 기온이 섭씨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남아공 노던 케이프주부터 영상 45도까지 치솟는 말라위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아프리카 말라위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 치타가 멸종했는데, 2017년 치타 4마리를 재도입한 결과 현재 말라위에 있는 치타 수는 24마리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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