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선] '멸종 시계' 지구는 결코 기다려주지 않는다

  • 남주원 기자
  • 2021.05.27 06:00
(사진 Bund·Friends of the Earth Germany)/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가끔은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시각적 충격이 강하게 뇌리에 박힌다. 독일 환경단체 분트(Bund)가 만든 캠페인 광고가 바로 그런 경우다.

"60초마다 한 종의 야생동물이 죽는다"(Every 60 Seconds A Species Dies Out) 단체가 전하는 메세지다.

(사진 Bund·Friends of the Earth Germany)/뉴스펭귄
(사진 Bund·Friends of the Earth Germany)/뉴스펭귄

시곗바늘 사이에 낀 채 절규하는 야생동물들. 어미 고릴라는 한 손으로 시침을 벌리고 나머지 팔로 새끼를 필사적으로 껴안아보지만, 무섭게 들이닥치는 붉은 초침을 막을 도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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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역시 마찬가지다. 남은 시간은 단 11초. 안간힘을 다해 사투를 벌인 듯 코에서는 빨간 코피가 흐르고 입 밖으로는 침 줄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침과 분침을 깊게 파고든 날카로운 발톱 자국들이 곰의 처절함을 방증한다.

바다표범은 시곗바늘을 밀어낼 여지조차 없어 보인다. 8초 후, 아름다운 회색빛 바다표범은 온데간데 없고 피투성이 잔해만 남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단체는 분침과 시침 사이에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끼어 있는 끔찍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60초마다 한 종이 사라질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멸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놀랍게도 해당 캠페인은 2011년 제작 및 공개됐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이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 세월 동안 멸종위기종을 지켜내려는 노력은 얼마나 이뤄졌을까.

'째깍째깍' 지구의 초침이 빠르게 움직인다. 사라지면 안되는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뿔이 없는 코뿔소, 상아 없는 코끼리, 해빙 없는 북극과 빙하 없는 알프스. 

너 나 할 것 없이 '지구해야' 할 시간이다. 인간도 죽음의 60초, 즉 멸종을 벗어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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