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선] 추억담긴 장난감... 소중한 만큼 '제대로' 보내주자

  • 남주원 기자
  • 2021.05.18 06:00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장난감을 마지못해 버렸던 경험을 갖고 있다. 어쩌면 단 한 번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지금까지 처분하지 못해 방구석 어딘가에 두고 있을 지도 모른다. 

장난감을 곁에서 떠나보내는 일은 누군가에겐 마치 추억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혹은 일말의 죄책감마저 들 수도 있다. 예쁜 바비 인형과 알록달록 자동차 모형은, 그것을 '끼고 있던' 그 시절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였으니까.

이 같은 사람들을 위해 장난감회사가 비책을 내놨다. 안 쓰는 장난감을 회사로 다시 보내달라고 한 것. 바비인형 제조회사 마텔(Mattel)은 오래된 장난감을 회수하고 이를 재활용하는 프로그램 ‘마텔 플레이백(Mattel PlayBack)’을 이달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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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텔 측은 "놀이에는 유효기간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는 사랑받고, 소중히 여겨지고,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장난감을 디자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장난감과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사진 Mattel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Mattel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돌려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마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반품 양식을 작성한 뒤 생성된 무료배송 라벨을 출력한다. 해당 라벨을 장난감이 포장된 택배에 부착해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사진 Mattel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장난감 폐기는 비단 심리적인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동안 대부분 장난감은 쉽게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져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져 왔다. 실제로 한 해 동안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만 수천t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마텔은 2030년까지 모든 제품군과 포장재를 100% 재활용 플라스틱이나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마텔 자사 미니카 브랜드 '매치박스(Matchbox)'는 지난달 재활용 재료를 사용해 만든 전기차 신제품을 선보였다. 버려진 장난감이 새로운 장난감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재활용하기 어려운 재료의 경우에는 품질기준이 낮은 다른 플라스틱 제품으로 쓰이거나 생산설비 등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마텔은 순환경제를 통해 즐거움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그들은 "귀중한 장난감 재료들이 매립지로부터 빠져나와 재생되고, 재미가 완전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회사 측은 부모들은 수명이 다한 장난감을 버리는 일에 대해 죄책감 없는 해결책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출시 예정인 매치박스 자동차 장난감 '테슬라 로드스터' (사진 Mattel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플라스틱 박스에 담긴 레고 제품 (사진 Lego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지속가능성을 향한 장난감 제조업계 노력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 세계 장난감시장 선두에 있는 레고(Lego) 또한 지난해 9월 "플라스틱 포장을 2025년까지 종이포장으로 모두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레고는 올해부터 일부 제품포장에 활용하고 있는 비닐, 플라스틱을 없앤다. 2025년이면 레고에 적용되는 모든 포장이 종이로 바뀐다. 

다만 레고의 행보는 아직 '뜨거운 감자'인 듯하다. 일각에서는 "어차피 레고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플라스틱을 포장하기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회사는 석유기업이 석유는 계속 생산하면서 회사 차량만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레고가 뭐라고 답하든 간에, 추억을 생각해서나 지구를 위해서나 장난감을 제대로 '보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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