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무덤' 아쿠아플라넷 벨루가 또 폐사... "마지막 벨루가라도 방류해야"

  • 이후림 기자
  • 2021.05.10 13:47
한화 여수 아쿠아플라넷 벨루가 (사진 한화아쿠아플라넷 페이스북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수컷 벨루가 '루오'가 어린이 날인 5일 죽음을 맞았다.

7일 동물자유연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화 여수 아쿠아플라넷 멸종위기종 수컷 벨루가 루오가 5일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수컷 '루이'가 죽은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일어난 연이은 죽음으로 단체는 한화와 해양수산부가 책임을 지고 마지막 남은 암컷 '루비' 방류 계획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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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폐사한 루오의 1차 사인 소견은 장염전증, 즉 장이 꼬이는 질환이라고 알려졌다. 단체는 지난해 루이 사망 당시 생존해 있던 루오와 루비를 즉시 방류하라고 촉구했지만 생업 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은 한화를 비난하며 루오의 죽음이 '인간에 의한 동물살해'라고 주장했다.

좁은 수조에 갇혀있는 벨루가 (사진 동물자유연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5일 루오의 죽음으로 여수 아쿠아플라넷에 남은 벨루가는 암컷 루비 단 한 마리뿐이다.

단체에 따르면 남은 루비의 생존과 관련 가장 시급한 문제는 극도로 열악한 상태에 처한 채 방치된 루비마저 죽음에 이르지 않도록 여수 아쿠아플라넷과 해양수산부가 하루빨리 조건 없는 방류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루비는 한평생을 관람객이 볼 수 없는 면적 30㎡의 비좁은 수조 안에서 살아왔다. 이는 폐사한 루이·루오와의 합사 실패로 벌어진 일이다. 단체 측은 고래류에게 최악의 여건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작은 수조에서 루비가 극단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면역력 저하와 피부병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했다.

한화가 2012년 4월 러시아 연구소 중개로 벨루가들을 국내에 반입 및 전시한 이후 한·러 해양포유류 공동연구 보고서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년 발행된 해당 보고서에는 좁은 보조수조에 장기간 수용된 루비가 면역력 저하, 스트레스 축적, 피부병 유발, 허리가 굽어지는 척추 만곡 발생 우려가 있어 좁은 수조에서 사육하는 행위가 일시적이야 한다는 권고가 담겨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루비의 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수족관에 전시되는 돌고래들은 어린 나이에 가족과 강제로 떨어져 잡혀오게 된다. 사람처럼 평생 가족을 이뤄 넓은 바다에서 활동하는 돌고래들은 하루아침에 몸을 겨우 돌릴 수 있을 만한 수족관에 감금된다. 돌고래들은 좁은 수족관에서 스트레스로 인해 본래 수명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한편 제주 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에서도 최근 8개월 동안 돌고래 폐사가 잇따라 해양환경보호단체 등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마린파크에 홀로 남은 돌고래 '화순이'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수면 위에 둥둥 떠 있거나 비슷한 동작을 반복하는 정형행위를 보인다고 알려졌다.

2021년 4월 29일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11개 단체가 모여 제주도청 앞에서 마린파크에 남은 유일한 돌고래 '화순이' 한 마리 방류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 동물자유연대)/뉴스펭귄
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 (사진 마린파크 누리집)/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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