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다' 연어 양식과 해양 오염

  • 임병선 기자
  • 2021.05.05 00:00
(사진 NOAA)/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연어 양식과 환경오염의 상관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해양 환경 문제 대부분이 양식업과 어업 때문에 발생한다는 문제를 다룬 넷플리스 환경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에서는 스코틀랜드 양식장에서 피부병 때문에 살이 드러난 연어가 힘 없이 헤엄치는 장면이 나온다.

연어가 해양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반대로 해양 오염에 연어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 아직 확실한 정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종종 관련 사례가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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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연어 양식이 환경오염을 심화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환경경제 연구단체 저스트 이코노믹스(Just Economics)는 올해 2월 양식업계가 연어 먹이로 쓰기 위해 막대한 양의 야생 물고기를 남획하면서 물고기가 잡히는 개발도상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은 홈페이지를 통해 연어 양식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화학물질 투입으로 인한 해양 오염과 인체 건강 피해, 야생 동물에게 바이러스와 기생충 전파, 탈출한 연어에 의한 생태계 교란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연어를 비롯한 양식 산업은 물고기 양식에 필요한 플라스틱 어구 등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의 주범으로도 꼽힌다. 

지난달 칠레 바다에서 양식 중이던 연어 4200t이 폐사했다. 해조류가 과도하게 많이 발생해 물속 산소가 차단됐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물 순환이 거의 없는 연어 양식장 내 암모늄이 문제가 된 해조류 중 특정 종이 더 잘 번성하게 한다는 증거가 있다"며 칠레의 해조류 번성 현상이 양식에 의한 환경 파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양식업계는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반대로 해양 오염 때문에 양식 연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함께 2019년 스코틀랜드 연어 양식장에서는 연어의 피부와 점액을 갉아먹는 기생충 '바다물이'와 각종 원인 때문에 연어 폐사율이 최소 13.5%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평년과 비슷한 2002년 폐사율이 3%인 것과 비교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노르웨이에서는 연안에서 양식되는 연어가 오염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유럽환경청은 2019년 5월 펴낸 보고서를 통해 유럽 전역 바다 중 최소 75% 이상이 인간 활동으로 인해 유해 물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곳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특히 노르웨이해와 연결된 발트해에서는 연어와 청어 몸속 지방에 축적되는 유해물질 다이옥신이 다량 발견됐다. 당시 유럽환경청 연구진은 연어에 들어 있는 다이옥신 섭취를 유의하라고 권고했다. 다이옥신 과다 노출 시 인체 건강 피해에 대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암성과 임신율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유통되는 연어의 경우 다이옥신 검출량을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연어 요리 (사진 Pexels)/뉴스펭귄

2019년 3월 국내에 유통되는 노르웨이산 연어에 대해서도 다이옥신에 관한 논란이 일어났으나 당시 식약처는 국내 유통 연어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이후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양식 연어에 대한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오염된 바다와 접점이 없는 육지에서 수조를 통해 연어를 양식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노르웨이 기업 애틀랜틱 사파이어(Atlantic Sapphire)는 육지에 실내 양식장을 지어 연어를 투입하고 삶의 주기에 따라 민물과 바닷물을 투입하고, 해류를 재현하기 위해 물을 회전시키는 기술이 적용된 양어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육지 내 연어 양식장이 조성될 전망이다. 경남 포항시는 지난달 27일 실내에서 연어를 양식할 수 있는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사업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실내 양식장의 경우 물 순환이 시설 내에서만 이뤄져 해양 오염에 관한 우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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