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출몰 여우... 다리 잘린 이유 알고 보니

  • 이후림 기자
  • 2021.04.13 11:47
6일 강릉서 포획된 붉은여우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강릉에 출몰한 붉은여우의 정체가 밝혀졌다.

4일 다리가 일부 잘린 모습으로 강릉서 포착된 붉은여우가 지난해 12월 소백산에 방사한 여우로 밝혀졌다.

12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다리를 다친 여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붉은여우로 최초 목격 지점인 강릉시 강동면 인근에서 6일 포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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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될 당시 붉은여우는 한쪽 앞다리가 일부 잘린 것으로 보여 신속한 구조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녀석은 포착된 영상에서 다리가 불편한 듯 절뚝거리며 자세를 잡는 등의 행동을 보여 우려를 샀다.

환경부 조사 결과 여우의 다리 절단 부위가 원형으로 매끈한 형태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앞서 예측했던 것처럼 올무에 의한 절단으로 판단된다.

포획 트랩 설치 모습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포획 후 붉은 여우의 상태는 그리 양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절단된 왼쪽 앞다리 골절 면이 근육으로 덮여 어느 정도 치유가 이뤄진 상태이나 혈액검사 결과 중등도의 빈혈과 염증 상태가 확인됐다.

체중은 4.82kg으로 해당 개체가 2년생 여우인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저체중이다. 2년생 여우는 통상 몸무게가 5~6kg 사이어야 정상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 시설 내에서 보호받고 있는 녀석은 다리 절단 부위의 추가적인 외상치료와 빈혈치료, 영양공급 등의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포획된 붉은여우가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한편 연구진이 어깨 부위에 삽입된 인식칩으로 개체를 식별한 결과 해당 여우가 지난해 12월 소백산에 방사한 2년생 암컷 개체임을 확인했다.

여우는 지난해 3월 31일 중부보전센터 시설 내에서 태어난 개체로 자연적응 훈련을 거쳐 그해 12월 20일 경상북도 영주시 일대에서 방사됐으나 인근 단양과 영월 등에서 활동하던 중 위치 수신이 단절된 상태였다.

이에 대해 홍정섭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여우가 방사 지점으로부터 100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생태계 적응력은 일부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무 등 위협요인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판단돼 주기적으로 불법엽구 제거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환경부는 멸종위기 붉은여우 복원을 위해 방사 전략 다양화 및 생존 방식, 서식지 특성 등 자료를 축적해 방사한 여우들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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