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건 고작 10%뿐..." 귀신고래 연쇄 죽음 미스터리

  • 남주원 기자
  • 2021.04.12 11:23
뮤어해변에 떠밀려온 귀신고래 사체 (사진 The Marine Mammal Center)/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샌프란시스코만에서 귀신고래가 잇따라 죽어 충격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 NBC News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샌프란시스코만에서 9일 사이 무려 4마리의 귀신고래(gray whale) 사체가 연이어 발견됐다.  

첫 번째 사체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크리시필드(Crissy Field)에서 발견됐다. 몸길이 약 12.5m에 달하는 성체 암컷이었다. 두 번째 사체 역시 다 자란 암컷으로 얼마 뒤 샌마테오카운티의 모스해변(Moss Beach)에 떠밀려왔다. 세 번째 귀신고래 사체는 7일 버클리마리나(Berkeley Marina) 인근에서, 네 번째는 8일 마린카운티의 뮤어해변(Muir Beach)에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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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결과 가장 마지막에 발견된 사체는 턱과 목 척추 근육에 심각한 멍과 출혈 등 외상이 있어 선박 충돌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됐다. 나머지 3마리의 고래는 죽은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귀신고래 분포 지역 (사진 NOAA Fisheries)/뉴스펭귄

다만 이 같은 귀신고래 연쇄 죽음은 인간에 의해 비롯됐다고 전문가들은 외쳤다. 캘리포니아 해양포유류센터(Marine Mammal Center)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전문기관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귀신고래가 죽은 가장 흔한 사인은 영양실조다. 인간이 야기한 기후위기가 수온을 높이고 산성화시켰으며 크릴새우 등 고래들의 먹잇감을 바꾼 것이다.

또한 고래들은 낚시 장비에 상처입고 선박에 충돌하는 등 인간활동으로 위협받았다.

미국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 크리스틴 몬셀(Kristen Monsell) 법무이사는 "일주일 사이 죽은 고래 수가 너무 많아 충격적"이라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떠밀려온 고래 사체는 전체의 10%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인간이 알지 못한 채 바다에 가라 앉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귀신고래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한편 귀신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종으로 등재돼 있다. 과거 북대서양과 북태평양에 모두 분포했으나, 인간의 남획으로 대서양 귀신고래는 1700년대 중반 멸종됐고 현재는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귀신고래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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