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에 부는 새바람 "굿바이 예쁜 쓰레기"

  • 임병선 기자
  • 2021.04.05 13:53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종이튜브 용기 (사진 아모레퍼시픽)/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화장품 업계가 '탈플라스틱'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화장품의 '예쁜 용기'는 업계 내 치열한 경쟁에서 특정 제품을 소비자 눈에 띄게 하려는 방법으로 꼽힌다. 화장품 업체들은 용기에 화려한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해 부분마다 재질이 다른 복합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복합 플라스틱 소재 화장품 용기는 분리배출 되더라도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해 일명 '예쁜 쓰레기'로 평가받고 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사진 Pexels)/뉴스펭귄

소비자들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문제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방식의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며 화장품 용기에 이목이 쏠렸다. 

대표적 예로 환경부의 개정안에 소비자가 반발한 경우다. 환경부는 앞서 2019년 12월부터 시행한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와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고시'에서 화장품 용기를 적용 예외 대상으로 정했다.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화장품 용기에도 재활용 등급 표시를 필수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서명운동을 진행하거나 국민생각함을 통해 개정 검토를 요구했고, 환경부는 의견을 뒤늦게 수용해 지난달 25일부터 화장품 업체가 재활용이 불가능한 자사 화장품 용기에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표기하도록 했다.

이에 화장품 업계도 소비자 요구에 따라가고 있다. 예쁜 플라스틱 쓰레기 대신 다른 재질의 포장재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에는 로레알코리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기업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자원순환사회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를 통해 '재활용 어려움' 제품 생산 중단, 플라스틱 사용량 30% 감소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친환경 지향 화장품 업체 톤28은 화장품에 종이로 분리배출 가능한 용기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용기 입구의 경우 플라스틱이다. 업체 측은 "아직 일부분은 플라스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플라스틱 전체 사용량을 줄이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부족하지만 용기 적용에 나섰다"고 밝혔다.

톤28의 종이로 분리배출 가능한 화장품 용기 (사진 톤28)/뉴스펭귄

플라스틱 통 내부에 재활용 가능한 실리콘 소재 용기를 넣어 화장품 잔여 내용물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용기를 개발한 화장품 용기 업체 이너보틀은 최근 톤28과 협업해 겉에는 종이, 속은 실리콘으로 구성된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화장품 업체로 '예쁜 쓰레기 만들기 대장'의 위치를 점하던 아모레퍼시픽은 5일 한솔제지와 지속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 및 원료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목표는 100% 생분해 가능한 내부 용기를 개발해 탈플라스틱을 달성하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지난달 12일 나노박막 차단 기술을 이용해 만든 종이 튜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이 기술이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든 튜브를 대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이니스프리는 최근 종이로 제작한 화장품 겉 포장용기를 자사 SNS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 이니스프리)/뉴스펭귄

일각에서는 종이에 플라스틱이 접합된 형태 용기는 결국 기존 복합 플라스틱 소재와 마찬가지로 재활용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러 화장품 업체가 탈플라스틱에 나서고 있지만, 많은 업체가 종이 소재에 플라스틱 코팅을 덧붙이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상태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