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사로 화답'... 12년 전 목숨 구해준 수의사 알아본 야생 코끼리

  • 남주원 기자
  • 2021.03.27 00:00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태국의 한 코끼리가 12년 전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수의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태국에 사는 야생 코끼리 플라이 탕(Plai Thang)이 과거 자신을 치료해준 수의사 파타라폴 마니온(Pattarapol Maneeon) 박사를 알아보고 '코인사'를 건넸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CHÚ VOI VUI MỪNG KHI BẮT NGỜ GẶP LẠI VỊ BÁC SĨ THÚ Y TỪNG CHỮA TRỊ CHO MÌNH 12 NĂM TRƯỚC Con voi đực 31 tuổi tên Plai...

게시: Lạc Thú 2021년 3월 19일 금요일

코끼리와 수의사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플라이 탕은 트리파노소마증(trypanosomiasis)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이 질병은 체체파리에 의해 전파되는 원생기생충 감염증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아프리카 수면병'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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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설명에 따르면 태국 동부 라용의 삼림지대에서 발견된 플라이 탕은 수면병을 앓은 채 죽음을 코앞에 둔 상황이었다. 코끼리는 고열과 식욕부진, 부종, 빈혈, 염증 등 온갖 증상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발견 직후 북부 람빵에 위치한 태국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DNP)으로 옮겨진 플라이 탕은 이곳 수의사인 파타라폴 마니온에게 수개월간 극진한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녀석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수의사는 "처음 플라이 탕을 만났을 때 그는 매우 공격적이었다"라며 "몸이 약하고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매우 똑똑하고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코끼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달 초 라용 삼림지대를 순찰 중이던 파타라폴 박사는 익숙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바로 플라이 탕이 내는 소리였다. 

예상치 못한 재회의 순간에 수의사는 오랜만에 마주친 코끼리를 향해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플라이 탕은 이에 화답하듯 기다란 코를 쭉 내밀어 수의사 손에 맞댔다. 녀석은 어느덧 31살이 돼 있었다. 

파타라폴 박사는 "우리는 서로를 기억하고 인사했다"라며 "아주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감격했다.

한편 아시아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단계에 처해 있는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주요 위협 원인은 주거지 및 상업 개발, 농업과 같은 인간활동이다.

아시아코끼리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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