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 '최정우號 포스코', 탄소중립 '의지 증명' 필요"

  • 홍수현 기자
  • 2021.03.12 16:51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점화봉에 불을 붙여 3고로 풍구에 화입하고있다 (사진 포스코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홍수현 기자] 최정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기후악당'으로 꼽히는 포스코의 탄소중립 로드맵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다. 특히 아시아 철강회사 최초로 ‘2050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한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인 삼척 블루파워발전을 건설중이라는 점에서는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최정우 2기 포스코, 탄소중립 어떻게?

포스코는 12일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회 산하에 'EGS(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했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ESG 활동의 방향성 및 이행사항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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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ESG위원회 설치가 주목받는 것은 지난해 12월 아시아 철강회사로서는 처음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포스코는 탄소중립 선언과 동시에 ‘저탄소공정연구그룹’을 출범한 상태며, 산업가스·수소사업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했다.

포스코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의 핵심 수단은 수소사업.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차세대 성장사업인 수소사업은 내부생산 능력을 점진적으로 확충하고 국내 기업과 협력을 통해 사업기회를 발굴하겠다”면서 "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 실현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단기적으로 이산화탄소 저감기술 개발과 저탄소 제품 개발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과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그린스틸’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또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 20%, 2040년 50% 감축이라는 중단기 목표와 단계적인 실행 방안을 세운 상태다.

또한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위한 연내 97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일상에서 탄소를 줄인다는 취지로 포스코센터 내 모든 임직원에게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고 텀블러를 지급하기도 했다. 

철강 산업은 온실가스 최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데 국내 철강 산업 탄소배출량의 70%는 포스코(8148만t)가 배출하고 있다.

포스코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그래픽 최진모 기자)뉴스펭귄

◆포스코의 '의지 증명'이 필요한 이유들 

포스코의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은 61조 3791억 원. 포스코가 대기오염물질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하는 금액(9700억 원)은 전체 매출액의 단 1.6%에 불과하다. 

게다가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6년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 온실가스 '초과' 배출로 인해 '탄소배출권 매입채무'를 쌓았다. 그 액수만 202억 원으로, 정부의 무상할당량은 줄었는데 온실가스 배출량은 되레 증가하면서 낳은 결과다. 

포스코는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한 것에 대해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 복합발전소를 인수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공시를 통해 설명했다.

(사진 기후위기비상행동)/뉴스펭귄

포스코가 '기후악당'의 오명을 벗지 못하는 것은 특히 삼척석탄화력발전 신규건설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일 참여연대와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포스코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 단체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우리나라에서 포스코는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삼척 석탄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면 매년 1280t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라 주장했다. 

또 석탄발전소가 가동되는 기간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최대 1081명에 달할 것이며 해상공사로 인한 해변의 침식 속도가 빨라 지역 주민들은 생업을 잃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들 단체는 "삼척 석탄발전소가 완공되면 향후 30년간 약 3억900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포스코는 석탄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척석탄화력발전소는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추진되는 석탄화력발전소로 포스코에너지 계열사인 삼척블루파워가 총 4조9000억 원을 투자해 건설중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 관계자는 "말로는 탄소중립, 수소사업 등을 외치면서 정작 온실가스저감을 위한 투자에는 미온적이고 삼척석탄화력발전 건설을 강행하는데 포스코의 탄소중립 의지를 과연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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