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는 왜 비트코인이 기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할까?

  • 홍수현 기자
  • 2021.03.11 11:25

비트코인 거래 한 건=비자 카드 73만 5121건 탄소 배출과 맞먹어
중국 '비트코인 채굴의 성지'
전력 대부분 석탄발전로 조달

(사진 빌 게이츠 공식 유튜브)/뉴스펭귄

[뉴스펭귄 홍수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비트코인이 기후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빌 게이츠(Bill Gates)는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인류에게 알려진 다른 어떤 방법보다 거래 한 건 당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며 이는 기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말했다.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지수를 발표한 디지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하나의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비자 카드를 73만 5121건 처리하는 양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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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비트코인 채굴의 성지'라 불릴 만큼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3분의 2가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수학식을 풀고 이에 대한 보상격으로 주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수십·수백 대의 고사양 컴퓨터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값싼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국가로 채굴업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전력의 3분의 2를 석탄발전소에서 조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중국 내몽고(네이멍구)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자 채굴업자들은 석유매장량 세계 4위이자 전기료는 세계 최저 수준인 이란으로 눈을 돌렸다. 

이란에 비트코인 업자들이 몰려들며 대규모 정전 등 피해가 잇따르자 당국은 부족한 전기를 메꾸기 위해 화력발전소를 가동했다. 결국 스모그 현상까지 발생해 비트코인은 환경 오염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2018년 미국 하와이대 마노아캠퍼스 기후학자들은 비트코인을 '전기에 굶주린(power-hungry) 가상화폐'라며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연구진은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유발되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이미 일부 국가들의 연간 배출량을 넘어섰다"며 "이는 2033년까지 전 세계 기온을 2℃가량 높이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말했다.

다만 빌 게이츠는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도전은 극복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채굴에 '친환경 전기'가 사용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몇몇 회사는 친환경 전기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투자회사 시티(Seetee)는 "풍력, 태양열, 수력발전 등에 투자해 이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최근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해 중립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만큼 돈이 많지 않다면 비트코인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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