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증식된 바다거북, 제주에서 베트남까지 '성공적인 여정'

  • 남주원 기자
  • 2021.03.02 11:57
자연 방류된 푸른바다거북 새끼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제주에서 방류된 푸른바다거북이 베트남까지 성공적으로 이동해 정착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지난해 9월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해 제주도 중문 해수욕장에서 방류한 어린 푸른바다거북이 베트남 동쪽 해안까지 이동해 정착한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단계에 처해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이들 개체수를 줄이는 주요 위협 원인은 연안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산란지 파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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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전 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바다거북 7종 모두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멸종위기동식물의 국제무역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포획 및 거래가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바다거북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이에 해수부도 야생 바다거북 개체수 회복과 종 보전을 위해 2012년부터 우리 바다에 나타나는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장수거북 등 4종의 바다거북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포획 및 유통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조난·부상당한 바다거북의 구조 및 치료활동을 지원하고, '해양생물 서식지외 보전기관 지원사업'을 통해 인공 증식한 새끼 바다거북을 자연에 돌려보내는 데 열심이다.

해당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해수부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협력해 앞서 2016년 국내 최초로 푸른바다거북 인공 증식을 성공하고 2017년부터 4년간 제주 중문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새끼 총 104마리를 방류했다.

이하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부화한 푸른바다거북과 매부리바다거북 새끼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2017∼2020년 바다거북 인공 증식개체 방류 현황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방류 당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바다거북들 야생 적응력을 확인하기 위해 방류하는 모든 바다거북에 개체 인식표를 부착하고, 그중 15마리에게는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동경로를 관찰해 왔다. 

관찰 결과, 방류 후 일주일 이내 연안 해역에서 사체로 발견되는 사례는 없었으며 자연적응 후 폐사체로 발견된 사례 또한 2건(1.9%)으로 매우 낮아 방류 거북들이 큰 무리 없이 야생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하 자연으로 방류된 푸른바다거북 새끼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바다거북에게 개체인식표와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부착한 모습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특히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통해 새끼 푸른바다거북 1마리가 베트남 동쪽 해안까지 이동해 정착한 사실도 확인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해당 개체는 2017년 인공 증식돼 지난해 9월 제주 중문해수욕장에서 방류된 3년생 거북이다. 쿠로시오 해류를 역행해 3847km를 헤엄쳐 푸른바다거북의 고향으로 알려진 베트남 해안으로 돌아간 것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윤문근 생태보전실장은 “이번 모니터링 결과는 수족관에서 인공 부화한 바다거북이 우리나라 연안에서 방류되더라도 원래 자신들의 서식지를 향해 이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바다거북의 생태 특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해양수산부 이재영 해양생태과장은 “바다거북 이동경로 모니터링을 통해 그간 우리가 해양보호생물의 자연 개체 회복을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의 성과를 확인했다”라며 “앞으로도 해양보호생물 증식연구와 방류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제사회의 바다거북 보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다거북 이동경로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생물 공간정보(MBRIS). 사이트 접속 후 좌측 ‘이동경로’ 선택 → 해당개체 선택 → 애니메이션 실행(▷) 하면 바다거북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뉴스펭귄 

인공위성 추적장치가 부착돼 방류된 바다거북들 이동경로는 해양생명자원 통합정보시스템(MBRIS)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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