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시 돌아갈래' 재활용 잘 된다는 알루미늄캔, 사실일까?

  • 임병선 기자
  • 2021.02.02 08:00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플라스틱 분리배출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알려지면서 알루미늄캔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알루미늄캔을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보는 이들은 알루미늄이 플라스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회수와 선별이 쉽고, 재활용 시 원료 손실이 거의 없어 자원 낭비가 덜하다고 주장한다. 

한국환경공단 집계에 따르면 국내 알루미늄캔 총 출고·수입량 대비 재활용률은 2018년 기준 82%로 높게 나타난다. 실제 알루미늄은 원료인 보크사이트를 제련하는 비용보다 폐알루미늄 포장재를 활용하는 쪽이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에너지도 적게 들어 활발하게 재활용되는 금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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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알루미늄캔 생산 업체 노벨리스코리아가 지난해 5월 밝힌 바에 따르면 국내 알루미늄 캔 수거율은 80%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다시 캔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30% 미만이다.

두 집계 간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한국환경공단의 경우 각각 재활용 업체에서 알루미늄 폐기물을 재활용해 원료 업체로 판매하는 것까지만 재활용률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캔 총 출고·수입량 대비 재활용률에는 폐알루미늄캔이 다시 알루미늄캔으로 활용되는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지까지는 집계되지 않는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같은 용도로 다시 쓰는 일명 '닫힌 순환 고리'는 이상적인 재활용 체계로 꼽힌다. 폐알루미늄캔이 다른 용도가 아닌 알루미늄캔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이 높고, 그 과정에서 원료 순도를 잘 유지해야 닫힌 순환 고리에 가까워진다. 음료 포장에 알루미늄캔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미국의 경우 폐알루미늄캔이 알루미늄캔으로 다시 재활용되는 비율이 매우 높아 알루미늄캔 하나가 연간 6~7번 다시 캔으로 재활용된다. 

반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2014년 내놓은 '국내 금속캔 리싸이클링 현황' 논문에 따르면 국내에서 폐알루미늄캔 대부분은 비교적 부가가치가 낮은 일반 주물용 재생 합금으로 재활용돼 닫힌 순환 고리와는 거리가 멀다.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알루미늄캔이 플라스틱에 비해서 재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알루미늄캔 재활용을 방해하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알루미늄캔은 이론적으로 100% 원료 회수가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조금씩 다른 재질의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폐알루미늄캔을 한꺼번에 조각내고 녹이기 때문에 금속 손실이 일어난다.

알루미늄캔은 사실 몸체와 마개, 꼭지가 각각 조금씩 다른 종류 알루미늄으로 구성돼 있다. 알루미늄은 가열시 산화되는 정도가 큰데, 녹이는 과정에서 알루미늄 종류에 따라 산화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다르다.

또 대부분 알루미늄캔 제품에 점착된 라벨도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알루미늄캔은 알루미늄 외 다른 물질이 포함되면 녹는점이 높아져 재활용이 어려워진다. 서울환경연합은 폐알루미늄캔에 음식물이 묻어 있으면 선별하는 과정에서 작업장 위생을 해칠 수 있다며 잘 씻어서 배출하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적절한 회수만 이뤄지면 플라스틱 용기도 재활용 가능성이 높으니 알루미늄이든 플라스틱이든 회수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본의 경우 일반 가정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할 때부터 철저하게 세척한 뒤, 라벨 등 재질이 다른 부분을 분리해 쓰레기로 내놓아 실질적 재활용 비율이 높은 편이다.

알루미늄으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려면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문제가 있다. 현재 지구 상에 존재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이 전부 알루미늄으로 대체된다고 가정하면, 또 다른 지역에서 자연 환경을 파괴해 보크사이트를 채굴하고 막대한 에너지를 들여 알루미늄으로 제련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는 플라스틱의 대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게 보지만 일회용품 사용 절감을 가장 우선 과제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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