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입은 옷이 북극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기까지

  • 임병선 기자
  • 2021.01.17 08:00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미세플라스틱이 북극 바닷물에서 검출됐는데, 그 원인이 우리가 입는 옷으로 지목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피터 로스(Peter S. Ross) 박사는 북극 바닷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으며,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화학섬유 폴리에스테르라는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했다. 

앞서 2018년 북극에 쌓인 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북극 바닷속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원인을 추적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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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북극 바다 곳곳에서 해수면 아래 3m~5m 지점의 바닷물 샘플 총 71개를 채취했다. 샘플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측정한 결과, 북극 바닷물 부피 1㎥당 평균 미세플라스틱 개수는 약 40개로 나타났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연구진이 샘플에서 채취한 미세플라스틱은 92.3%가 화학섬유로 인한 것이였는데, 화학섬유 미세플라스틱 중 73.3%는 폴리에스테르였다. 폴리에스테르 섬유는 주름이 잘 지지 않고 내구성이 강해 각종 옷에 널리 활용된다.

최근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한다며 각종 의류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재생 플라스틱 의류' 소재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인데, 이도 폴리에스테르에 속한다.

폴리에스테르 섬유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이번 연구를 통해 북극 바다 미세플라스틱 유입 경로도 일부 드러났다.

연구진은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우리가 입는 옷을 빨래할 때나 섬유 공장에서 발생했으며 바다를 통해 북극까지 흘러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분석 결과, 가정에서 의류를 세탁할 때 섬유 조각 수천 개가 발생하며 이 미세플라스틱이 하수 처리장으로 모인 뒤 1년마다 섬유 조각 200억 개가 별다른 정화 과정 없이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북극 동부가 서부에 비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3배 이상 높았다"며 북극 바다 미세플라스틱이 태평양보다는 대서양 방면에서 더 많이 유입된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이 대서양에서 동쪽 북극해로 이동한 뒤 해류를 따라 북극 서부에 쌓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세플라스틱 유입 경로 (사진 Peter S. Ross, Stephen Chastain, Ekaterina Vassilenko, Anahita Etemadifar, Sarah Zimmermann, Sarah-Ann Quesnel, Jane Eert, Eric Solomon, Shreyas Patankar, Anna M. Posacka & Bill Williams)/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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