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살려달라'던 밍크고래를 이렇게 죽였다 (영상)
일본은 '살려달라'던 밍크고래를 이렇게 죽였다 (영상)
  • 홍수현 기자
  • 승인 2021.01.13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24일 일본 타이지 해역에서 그물에 걸린 밍크고래 (사진 LIA _Dolphin Project)/뉴스펭귄
지난달 24일 일본 타이지 해역에서 그물에 걸린 밍크고래 (사진 LIA _Dolphin Project)/뉴스펭귄

일본에서 그물에 걸린 밍크고래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어부들이 바다에 쳐 놓은 그물에 걸린 지 19일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일본 동물권 단체 '리아'(LIA, Life Investigation Agency)와 고래보호단체 '돌핀 프로젝트'(Dolphin Project)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24일 타이지 마을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린 새끼 밍크고래(Minke Whale) '희망'이가 이날 오전 어부들에 의해 도살됐다"고 발표했다. 

리아와 돌핀 프로젝트는 밍크고래가 잡힌 첫날부터 고래 방류를 촉구하며 온라인을 통해 소식을 전해왔다. '희망'은 그들이 밍크고래에 붙인 이름이다. 

단체 측에 따르면 희망이가 그물에 걸린 건 지난달 24일 크리스마스이브로, 희망이가 갇혀있던 시간은 총 19일에 달한다. 

희망이가 그물에 갇혀 있다 (사진 Dolphin Project_Japan_CARA SANDS)/뉴스펭귄
희망이가 그물에 갇혀 있다 (사진 Dolphin Project_Japan_CARA SANDS)/뉴스펭귄

리아의 렌 야부키(Ren Yabuki)국장에 따르면 희망이는 죽기 전 마지막 며칠 동안 그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부키 국장은 "희망이는 계속 그물을 공격하고 머리를 부딪치고 등으로 밀어내며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했다"며 그가 목격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희망이는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고 그런 모습이 매우 안타깝고 슬펐다"라고 덧붙였다. 

단체 측은 타이지 수협에 여러 차례 희망이 방류를 요구했으나, 당국은 고래가 너무 크고 조류가 빨라 방류하기 어렵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리아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희망이가 갇혀있던 지난 6일, 같은 해역에서 돌고래 사냥꾼들이 줄무늬돌고래 떼를 사냥하는 모습이 포착돼 조류가 빨라 위험하다는 수협 측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실제 희망이를 잡아 둔 어부들은 19일 동안 단 한 차례의 방류를 시도했으며, 희망이는 그동안 먹이도 제대로 먹지 못해 마지막에는 몹시 쇠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밍크고래 '희망이'를 잡아 올리는 과정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불편함을 줄 수 있는 장면이 포함됐습니다)

단체는 일본 어부들이 희망이를 잡아 올리는 장면을 여과 없이 공개했다.

영상에는 배 두 척이 힘을 합쳐 고래를 갑판 위로 끌어올리는 장면이 담겼는데, 이 과정에서 밍크고래가 숨을 쉬지 못해 고통스러워 버둥거리는 모습과 기절했다 깨어난 모습, 끝내 목숨을 잃고 축 처져 방수포로 덮이는 과정까지 어부들의 잔인한 면모가 낱낱이 공개됐다. 

야부키 국장은 "오전 6시 30분쯤 고래잡이가 시작됐다"며 "그들은 고래의 꼬리를 배에 묶어 거꾸로 매달았다. 이 과정에서 밍크고래의 머리는 물속에 약 20여 분간 잠겨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희망이가 끝까지 살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 또한 고스란히 카메라에 남았다. 희망이의 몸통과 꼬리에서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다 찢긴 상처로 곳곳에서 피가 흘렀다. 어부들은 이를 아무렇지 않게 보고 지나치거나 무심하게 방수포로 덮어버릴 뿐이었다. 

밍크고래 (사진 Flikr)/뉴스펭귄
밍크고래 (사진 Flikr)/뉴스펭귄

밍크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등급에 지정된 멸종위기종으로 몸길이 약 7.5m, 무게 14t까지 자라는 대형고래다.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상업적 포경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나 일본은 지난 2019년 이를 탈퇴하며 포경을 재개했다.  

일본 수산청(FAJ) 포경 사무국은 이번 사건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성명을 통해 "수산청은 고래가 우연히 그물에 갇힐 경우 원칙적으로 어부에게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고래를 풀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예외적으로 국가법에 따라 식품으로 사용하거나 적절하게 폐기할 수 있다"고 말해 어부들의 행동에 우회적으로 힘을 실었다.

타이지 마을 어부들은 밍크고래를 포획한 어부를 옹호하며 "고래사냥은 우리 마을의 중요한 문화 유산이자 주요 경제 수입원"이라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 해 혼획(의도하지 않았으나 우연히 수산물이 아닌 생물을 잡는 경우) 37마리를 포함해 밍크고래를 총 171마리까지 잡을 수 있도록 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멸종위기종 도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