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소의 해'...일제시대 사라질 뻔 했던 우리 소 '백우(白牛)'를 아시나요?

  • 남주원 기자
  • 2021.01.07 08:00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를 맞아 농촌진흥청이 우리 소와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했던 흰 색 한우인 '백우(白牛)'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농촌진흥청은 "1399년 발간된 조선시대 말과 소에 관해 기술한 수의학서 '신편집성마의방우의방(新編集成馬醫方牛醫方)' 기록을 보면 과거 우리나라에는 칡소·흑우·백우·청우·황우 등 다양한 털색을 가진 한우가 존재했다"고 전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그러나 우리 소들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일제의 식민통치 시기 동안 많은 소들이 황색 털로 개량됐는데, 그에 따라 황색 한우를 제외한 백우·칡소·흑우·제주흑우 등 나머지 한우는 잡소로 취급된 탓이다.

이하 우리나라 고유 흰 소 백우. 현재 백우는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경남 함양)에서 25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진 '농촌진흥청'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사라져가는 백우를 지켜내기 위해 단 3마리로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연구진은 지난 2009년 정읍과 대전에서 백우 암소 2마리와 수소 1마리를 찾아냈다. 이후 인공수정, 수정란 이식 등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개체 수를 늘려온 것이다.

연구진의 노력 끝에 현재 경상남도 함양군에 위치한 가축유전자원센터에는 백우 25마리가 지내고 있다.

또한 국립축산과학원은 연구를 통해 백우가 황색 한우와는 같은 계통이지만 백색증(알비노)으로 털이 흰 색이며, 흰색 계통인 외래 품종 '샤롤레'와는 전혀 다른 우리 고유의 한우로 구별되는 특징을 가졌다고 밝혔다.

'멸종위기' 단계에 처해 있는 백우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에 우리나라 품종으로 등록돼 있다. 농촌진흥청은 "번식 가능 암컷이 100마리 이하이거나 암수의 합이 120마리 이하일 경우 멸종위기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사진 가축유전자원센터)/뉴스펭귄
(사진 '농촌진흥청'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아울러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해부터 백우, 칡소, 흑우 등 희소한우의 유전 특성을 분석하고 과배란 처리, 성판별 등 생명공학기술을 개발해 가축 무리를 조성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과배란 처리'란 암소가 다수의 난자를 배란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진은 백우의 가축 무리가 조성되면 분자유전학적, 영양생리적 특성을 밝히고 번식·개량 및 사양관리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이성수 가축유전자원센터장은 “흰 소의 해를 맞아 백우 등 다양한 희소한우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차별적 특성을 밝혀 가축유전자원의 가치를 확보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