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왜 일본에서 '페트병'을 수입해올까

  • 홍수현 기자
  • 2020.12.22 08:00

서울시가 오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의무적으로 시행할 것을 발표하며 페트병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뜨거워 지고 있다. 

투명 페트병과 유색 페트병 및 기타 플라스틱을 구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페트병은 무색, 투명하고 이물질이 적을수록 고품질에 속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강북구 소재 공동주택 실제 분리배출 모습 (사진 서울시)/뉴스펭귄

2017년 기준 대한민국 분리수거율은 60%를 넘으며 독일, 오스트리아와 함께 세계 최정상권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지난해 플라스틱을 이용한 재생섬유 생산을 위해 폐페트병 10만 1900t을 수입했다. 이 중 일본산이 5만 5800t으로 절반이 넘는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분리수거율이 최정상권임에도 페트병을 수입해야 하는 이유는, 그동안 페트병을 단순히 '플라스틱'으로 한데 모아 수거했기 때문이다. 선별업체에서 아무리 분리를 하고, 라벨을 떼어낸다 한들 작은 유색 페트 조각이나 다양한 이물질은 섞이기 마련이고 이는 곧 전체 제품에 타격을 입혀 기계 고장의 원인이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재활용된 폐페트병 24t 가운데 고품질로 재생된 양은 10% 남짓한 2만 9000t에 불과하다. 

(사진 환경부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반면 일본의 경우 제조사가 투명 페트병에 라벨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절취선을 만드는 등 제도가 1992년부터 정착됐다. 소비자가 라벨을 제거하지 않으면 수거도 하지 않는다. 2014년 기준 일본의 용기 재활용률은 98%에 육박하고 A등급 페트병 비중은 89.8%에 달한다. 

페트병 재활용으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것은 의류용 재생섬유인데 한국은 고품질 재생섬유를 생산하기 위한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페트병을 재활용해 고기능성 아웃도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블랙야크'는 지난 11월 "국내에서 버려진 페트병으로 (섬유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들을 조사해봤는데 거의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내년 중 폐플라스틱 질을 높이기 위해 국내 재활용업체 24곳 중 11곳, 선별업체 160여 개 중 30%에 투명 페트병만 별도로 선별·재활용하는 공정 시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투명한 페트병만 잘 분리해도 현재 대부분 일본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장(長)섬유’를 만들 수 있고 음료병 등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내용물을 비우고" "라벨을 떼고" "압축하고" "투명 페트병 전용함에 쏙~" 

오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 시행된다.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찾아오는 환경을 위한 소중한 첫걸음이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