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굴데굴~ 치덕치덕~' 판다가 온몸 말똥 바르는 이유
'데굴데굴~ 치덕치덕~' 판다가 온몸 말똥 바르는 이유
  • 남주원 기자
  • 승인 2020.1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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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 도대체 왜 이런 걸까?'

'귀여움'의 대명사이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판다. 대왕판다는 종종 얼굴부터 온몸 구석구석까지 열심히 '말똥을 바르는' 독특한 행동을 한다. 

순전히 말똥을 갖고 노는 것일까? 아니면 나름의 피부 미용 방식일까? 그것도 아니면 인간처럼 화장을 하는 걸까?

최근 판다들의 은밀한 비밀이었던 '말똥 바르기'에 대한 원인이 밝혀졌다. 

중국 과학원 동물연구소 웨이푸원 교수 연구팀은 "판다가 말똥을 묻히는 이유는 그 안에 있는 화학물질이 추위를 더 잘 견디게 하기 때문"이라고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중국 친링(秦嶺)에 서식하는 대왕판다의 생태를 관찰한 결과 총 38번의 '말똥 바르기' 행동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판다는 먼저 조심스럽게 말똥 냄새를 맡은 뒤 '그것'들을 뺨에 묻혔다. 그 다음에는 아예 말똥 위를 뒹굴어 온몸 구석구석 말똥을 바른 후 마지막으로 발에 묻혀 안 묻은 부위까지 꼼꼼히 칠했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사진 Pexels)/뉴스펭귄

관찰 결과 판다는 배설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선한 말똥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배설일이 10일이 넘지 않은 말똥을 선호했다.   

또한 주변 기온이 영하 5도에서 영상 15도 사이일 때 말똥을 바르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온도가 낮은 겨울철 자주 이 같은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말똥 화학성분을 분석한 결과 그 속에서 '베타-카리오필렌(beta-caryophyllene)'과 '카리오필렌 옥사이드(caryophyllene oxide)'라는 두 화합물질이 발견됐다고 알렸다. 갓 배설된 말똥일수록 화합물질 검출량은 높게 나타났다. 판다가 배설한 지 얼마 안 된 말똥을 더 선호하는 이유가 밝혀진 셈이다. 

연구팀은 실험실 쥐의 발과 털에 위 화합물이 포함된 용액을 묻혔다. 실험 결과 두 물질을 바른 쥐가 보다 추위에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이징 동물원에 있는 판다에게 겨울철 두 화합물을 묻힌 건초를 제공했더니 다른 건초들보다 이를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베타-카리오필렌과 카리오필렌 옥사이드가 'TPRM8'이라는 온도감지 세포 수용체에 작용해 추위 감지를 억제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멸종위기종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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