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막는다고 떼죽음 당한 밍크 사체, 부풀며 무덤 밖으로 밀려 나와

  • 임병선 기자
  • 2020.11.29 08:00
덴마크에서 도살된 밍크 (사진 Becca Tyler - flickr)/뉴스펭귄

덴마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을 이유로 도살된 수많은 밍크 사체들이 매립지에서 돌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덴마크 언론 DR은 홀스테브로(Holstebro) 군사 훈련장에 매장됐던 밍크 사체가 부풀면서 땅 밖으로 일부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3일 땅 밖으로 밀려 나온 밍크 사체를 발견했고, 밍크 도살 당국인 덴마크 농무부는 흙으로 다시 덮어 처리했다고 매체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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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사체가 부패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밍크 사체를 덮은 토양이 가벼워 더 많은 사체가 매장지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덴마크 시민들은 매장지 밖으로 돌출된 밍크로 인해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해질까 걱정하고 있다. 당국은 매장지 문제가 적절히 처리됐으며 추가 감염 우려는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당국은 모피 생산을 위해 사육 중인 밍크가 코로나19 확산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자국 내 1700만 마리에 달했던 모든 개체를 도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1000만 마리 가량이 도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는 밍크 모피 생산량 2위 국가다.

당국은 자국 내 모든 밍크 도살 결정 당시 사육 밍크에게서 항체에 강한 변종이 검출됐으며, 추후 개발될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후 발표에서 변종 바이러스를 가진 밍크는 모두 도살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밍크 도살은 중단된 상태다. 법적 분쟁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고 덴마크 정부는 자체 도살은 중단하고 각 밍크 사육장에 도살 처분을 권고했다.

밍크는 사람이 사육할 때 코로나19에 취약하다. 좁은 사육장에 사는 탓에 개체 간 전염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밍크 도살 반대 시위(사진 News Oresund - flickr)/뉴스펭귄

이달 초 덴마크 내 밍크 도살을 중지하고 2021년까지는 밍크 사육을 금지하는 법안이 입법부에서 다수 지지를 얻어 정부가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덴마크 등지에서 이뤄지는 밍크 산업을 재개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덴마크 최대 밍크 모피 업체 코펜하겐퍼는 덴마크 밍크를 모두 도살하겠다는 정부 발표로 인해 3년 내 업체가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다만 폐업 전까지 회사 운영을 위해 외부 농장에서 밍크 모피를 가져오거나 해외에서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농민들이 정부의 밍크 도살이 과잉 대응이라며 시위하는 모습 (사진 Kristoffer Trolle - flickr)/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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