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포식자' 불가사리, 지구온난화로 멸종 위기"

  • 황인솔 기자
  • 2019.02.05 00:00

미국 코넬대학 해양생태연구팀 원인 규명

지난 2013년 미국 태평양 연안지대에서 발생한 '불가사리 집단 폐사'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드류 하벨)/뉴스펭귄

지난 2013년 미국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불가사리가 몰사한 현상이 발생했다. 불가사리에 원인 모를 전염병이 돌면서 표면이 썩고, 다리가 떨어져 나갔으며, 나중에는 장기가 흘러나와 뼈만 남았다. 이 같은 현상은 3000㎞에 이르는 지역의 불가사리 20여종 사이에 공통적으로 일어났다.

당시에는 이 집단 폐사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 해양생태연구팀은 '불가사리 집단 폐사'의 원인이 지구온난화이며, 이로 인해 다른 해양생물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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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불가사리(사진 'photo-ac')/뉴스펭귄

연구팀은 2014년부터 불가사리 집단 폐사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여러 가설을 세웠다. 불가사리의 유전자 분석부터 박테리아, 곰팡이(균류), 원생생물, 기생충, 바이러스 등을 용의자로 봤지만 명확한 답은 찾지 못했다.

이후 연구팀은 해수에 초점을 맞추고 불가사리 개체수와 바다 수온을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불가사리가 가장 많이 폐사한 날 이례적으로 수온이 높았던 사실을 확인했다.

해양생태학자 드류 하벨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태평양 바닷물이 따뜻해졌고, 온도에 민감한 불가사리의 건강이 취약해진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번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여전히 바이러스의 종류는 확인되지 않았다. 바닷물이 따뜻할 때 불가사리들이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점만 확인했다. 바이러스와 기온의 상관관계는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불가사리의 개체수가 줄면서 해조류, 연체동물 등 생태계 다른 생물들도 위험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드류 하벨은 "불가사리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그들의 먹이인 성게 개체수는 늘었다. 성게들은 해조류를 갉아먹었고,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어린 물고기나 연체동물들은 먹이가 없어서 굶어 죽었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불가사리는 굉장히 흔한 생물이었다. 또 먹성이 좋고 생명력이 강해 '바다의 포식자'라고 불릴 만큼 강인한 생물이다. 그런데 5년 만에 멸종 위기에 놓여있으니, 우리의 바다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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