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흙내음'...커피찌꺼기로 만든 화분

  • 남주원 기자
  • 2020.06.06 08:00

"최근 식물 키우기 취미가 생겨 화분을 사야했는데, 플라스틱 화분이 대부분이라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엄청 망설이다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화분을 발견하고 사게 됐어요"

평소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았던 황은우(29) 씨는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화분을 첫 구매, 사용했다고 3일 뉴스펭귄에 전했다.

커피 찌꺼기는 동물들이 먹을 수 없으므로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처리가 곤란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커피 찌꺼기는 매년 세계적으로 1000만t 이상 발생하며 국내에서 배출된 양만 해도 약 10만 7000t(2014년 기준)이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커피 찌꺼기를 발효 과정 없이 그대로 퇴비로 쓸 경우 오히려 식물 생장에 방해될 수 있으며 곰팡이가 생기게 된다. 또한 커피 찌꺼기 양이 많으면 카페인 성분으로 인해 식물이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죽을 수 있다.

이에 최근 다양한 커피 찌꺼기 활용 대안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화분'이다.

황 씨는 커피 찌꺼기 화분(커피팟)에 대해 "우선 자연분해가 된다는 점이 좋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그는 "토분이든 플라스틱 화분이든 안쓰게 되면 처치곤란이다. 그런데 이 화분은 통째로 화단이나 더 큰 화분에 심으면 분해돼, 분갈이도 쉽고 쓰레기도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하 커피 찌꺼기로 만든 화분 (사진 제보자 황은우 씨 제공)/뉴스펭귄

황 씨는 "플라스틱 화분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가볍고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에 의하면 커피팟 무게는 무거운 토분과 가벼운 플라스틱 화분 그 중간 정도 된다.

또한 황 씨는 커피팟에서 '비 온 뒤 흙내음'과 비슷한 향이 난다고 전했다. 그는 "예컨대 나무, 이끼, 흙 냄새와 같은 살짝 쌉싸름한 특유의 향이 난다"며 "플라스틱이나 화학물질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 제보자 황은우 씨 제공)/뉴스펭귄

"예쁘고, 가격도 합리적이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요"

황 씨는 뉴스펭귄과의 인터뷰에서 커피팟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그는 "요즘 한국 경제에서 커피산업은 빼놓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하다"면서 "커피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커피 찌꺼기"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나오는 쓰레기를 재활용해 이런 제품을 만드니 참 좋다"라고 강조했다. 일부 마트에서 판매 중인 커피팟 가격대는 4000~5000원이다.

다만 황 씨에 의하면 크기는 가로, 세로 약 10~15cm 정도로 크기가 작은 편이라 모종을 심으면 금방 옮겨줘야 한다. 또한 화분 받침은 따로 판매하지 않는다.

(사진 제보자 황은우 씨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