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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속 대살굿' 천만관객이 지켜본 새끼 돼지들의 죽음

2024. 03. 29 by 남주원 기자
극중 무당 '화림'(김고은)이 대살굿을 벌이고 있다. 배우 김고은은 대살굿 장면에서 명연기를 펼쳐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 영화 '파묘' 공식 스틸컷)/뉴스펭귄
극중 무당 '화림'(김고은)이 대살굿을 벌이고 있다. 배우 김고은은 대살굿 장면에서 명연기를 펼쳐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 영화 '파묘' 공식 스틸컷)/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파묘'가 올해 첫 천만영화에 등극한 가운데 극중 나온 돼지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동물권단체 케어는 "파묘를 보고 남은 것은 굿 장면에서 거듭 칼에 찔리던 죽은 돼지들의 모습"이라며 "축 늘어진 채 전시된 그들은 죽어서도 다시금 살육됐다"고 공식 인스타그램에 말했다.

영화 파묘는 풍수지리와 무속신앙 등 한국 전통소재를 세련되게 풀어내며 국내 오컬트 장르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한달 만에 천만명이 볼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에 비해 죽은 돼지들에 대한 후기는 극소수다.

극중 무당 '화림'은 신들린 대살굿을 펼치며 새끼 돼지 5마리를 칼로 찌른다. 대살굿이란 죽을 운명인 사람을 대신해 동물에게 살(煞)을 맞게 함으로써 죽음을 피하는 굿이다. 조상신에게 동물을 재물로 바쳐 험한 일을 막아달라고 비는 굿으로 '타살굿'이라고도 불린다.

케어는 "어떻게 보면 영화는 윤리적으로 안전하다. 원래 굿에서 그런 식으로 제물이 사용됐고, 영화를 위한 목적으로 돼지를 죽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우리는 직접 손에 피 묻히지는 않기 때문에 결백한 걸까. 모르는 척 넘어가도 괜찮은 것이냐"며 한국의 동물권 현실에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단체에 따르면 통상 도축 당하는 돼지들은 생후 6개월 남짓으로 사람 나이로 치면 초등학생인 셈이다. 가장 호기심 많고 살이 포동포동 올랐을 무렵, 어린 돼지들은 두려움과 고통 속에 죽음을 맞는다. 인간을 위한 육식이나 소품 등으로 가볍게 소비되는 것이다. 

이 게시물에는 "혼자만 유난 떠는 것 같아 말 못했지만 그 장면에서 마음이 아팠다", "실제 동물 사체 대신 CG나 모형으로 대체하는 등 영화산업도 바뀌어야 한다", "비건은 아니지만 육식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고기를 좋아하지만 노력해 보겠다",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등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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