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밑창 먹어치우는 박테리아 발견"...폴리우레탄 생분해 가능성

  • 임병선 기자
  • 2020.03.30 16:20
신발 밑창은 주로 폴리우레탄 재질로 만들어진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플라스틱을 먹고 사는 박테리아 연구결과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리우레탄은 다른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매립 시 자연분해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른 플라스틱 재질에 비해 분해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며 재활용률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탄성이 높고 열 전달률이 낮은 특징 덕분에 신발 밑창, 단열재 등으로 활발하게 사용된다. 플라스틱 산업 연합체 플라스틱유럽(PlasticEurope)은 2015년 유럽에서만 350만 톤의 폴리우레탄 폐기물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골칫거리 폴리우레탄이 생분해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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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시간) 미생물학 전문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이크로바이올러지(Frontiers in Microbiology)’를 통해 새롭게 발견된 박테리아 변종이 폴리우레탄을 먹어치울 수 있다는 내용을 가진 논문이 발표됐다. 독일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Helmholtz Centre for Environmental Research) 소속 과학자들 주도로 진행된 연구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GEN(Genetic Engineering and Biotechnology News)과 영국 언론 가디언(The Guardian)이 해당 논문을 인용, 보도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을 생분해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실험 도중 폴리우레탄 핵심 구성물질의 화학적 결합을 공격하는 박테리아 변종을 발견했고 이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박테리아 변종이 폴리우레탄이 분해될 때 발생하는 독성 물질을 에너지로 삼는다는 실험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폴리우레탄 구성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박테리아는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아직 연구 초기 단계다.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 소속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한 헤르만 하이파이퍼(Hermann Heipieper) 박사는 “이번 발견은 재활용이 힘든 폴리우레탄 제품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될 중요한 단계”라면서도 “더 많은 기초지식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이 생분해될 수 있는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연구돼 왔다. 미생물과 곰팡이 등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려는 노력이 계속됐다. 그 성과로 지난 연구에서 일회용 물병 등을 만드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재질을 분해하는 곰팡이, 고강성 끈이나 완충재 등을 만드는 폴리에틸렌(PE)을 갉아먹는 나방 유충 등이 발견된 바 있다.

하이파이퍼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미생물학이 완벽하게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플라스틱 배출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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