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상회가 출시한 친환경 배달용기, 과연 친환경일까?

  • 임병선 기자
  • 2020.03.21 11:00
배민상회에서 출시한 '친환경 탕용기' 제품사진 (사진 배민상회 제공)/뉴스펭귄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상회에 친환경 플라스틱 포장재가 출시됐다. 뉴스펭귄이 과연 친환경인지 알아봤다.

배민상회는 지난 18일 찜이나 탕 메뉴를 담을 수 있으며 전자레인지 사용도 가능한 포장재를 출시했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상회에서는 배달음식 업체를 위한 포장재와 식재 등을 판매한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친환경 탕용기’ 제품으로 뜨거운 탕을 포장할 수 있는 용기다. 기존에도 배민상회에서는 친환경 종이컵, 봉지, 도시락용기 등을 판매해왔다. 이 경우 밀폐력이 부족하고 뜨거운 제품을 담으면 품질을 유지하기 힘든데다 전자레인지로 가열할 수 없어 탕용기로 쓸 수 있는 포장재는 없었다. 용기 제조사인 테코플러스에 따르면 일반 플라스틱 용기와 같은 강도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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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상회 관계자는 “그동안 감자탕이나 해물찜 같은 메뉴는 다른 메뉴에 비해 뜨겁고 무거워서 안전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친환경 용기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메뉴 별로 적합한 친환경 용기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사장님과 고객들이 다함께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탕용기’ 제품 소재는 국내 기업 테코플러스가 개발한 ‘도트&매트’다. 이 소재는 코코넛 껍질, 미네랄 등 자연물과 가열이 필요한 용기에 자주 쓰이는 PP소재(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일종)를 혼합한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업체 측은 각각 50% 비율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재활용 공정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이런 형태 혼합 플라스틱은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 후 재활용에 문제는 없을까.

해당 업체 관계자를 만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반은 코코넛 껍질인데 재활용이 잘 될까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테코플러스 황재근 매니저는 정부 기준이 확실히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자체적으로 의뢰한 시험 결과에 따르면 재활용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재는 PP소재로 분류돼 있다. 황재근 씨는 PP소재는 재활용 시 파쇄되고 녹아 주차 스토퍼, 파이프 등 다른 용도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활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미국 안전규격 인증 기관 UL에 의뢰해 재활용 가능성 인증을 받았다.

UL은 재활용 가능성 시험을 진행할 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재활용을 마친 소재의 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재활용 이후에도 강도가 5.17% 줄어드는 준수한 성적을 얻었다. 타 PP 소재 재활용 과정에 섞여도 재활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업체가 내세우는 이 소재 강점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면서도 플라스틱 자체 사용은 반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타 PP용기 또한 100% PP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 플라스틱 재질과 첨가물이 들어가므로 원료 배합 단계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자체를 줄이는 전략이다. 배민에서 판매하는 비슷한 크기 탕용기는 개당 305원이고 ‘친환경 탕용기’ 제품은 개당 316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데도 성공했다.

그는 뉴스펭귄과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바이오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정부 기준이 마련되서 다른 업체들도 친환경 기준에 맞춰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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