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담배회사, 꽁초청소비용 내라"

  • 성은숙 기자
  • 2023.01.09 18:23
(사진 pexel)/뉴스펭귄
(사진 pexel)/뉴스펭귄

[뉴스펭귄 성은숙 기자] 스페인 정부가 강력한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정책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담배회사들은 앞으로 매년 천문학적인 담배꽁초 청소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 담배 필터는 종이가 아닌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합성플라스틱으로, 미세플라스틱 문제 및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9일 영국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스페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담배회사에 담배꽁초 청소 비용을 부담시키는 내용이 포함된 환경규제를 시행한다. 이 규제엔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류, 수저류, 면봉, 빨대 등을 금지하고 플라스틱 식품 포장을 줄이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가디언지는 스페인의 이같은 규제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제한하고 오염자 부담원칙(PPP, polluter pays principle) 등을 의무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유럽연합의 지침을 준수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담배꽁초 수거 및 비용에 대해서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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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은 2019년 5월 일회용 플라스틱을 억제하는 법안('SUP 지침')을 통과시킨 바 있다. SUP 지침은 플라스틱 필터가 있는 담배 제품의 경우 이달 5일까지 인식 제고, 폐기물 정화, 수집, 운송 및 처리 비용 등을 포함한 EPR제도(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외신 등은 한 사회조사를 인용해 "담배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한 사람당 12~21유로, 연간 총 10억유로(약 1조3353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의 담배회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해양오염 및 폐기물 관리 비용을 'GGTC(담배 규제에 좋은 거버넌스를 위한 글로벌 센터(GGTC)'가 추산한 내용의 인포그래픽(사진 GGTC ⓒGGTC 무단전재및재배포금지)/뉴스펭귄 
스페인의 담배회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해양오염 및 폐기물 관리 비용을 'GGTC(The Global Center for Good Governance in Tobacco Control)'가 추산한 인포그래픽(사진 GGTC ⓒGGTC 무단전재및재배포금지)/뉴스펭귄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WHO FCTC)의 이행을 돕는 GGTC는 스페인의 경우 담배 제품 포장재와 담배꽁초로 인한 해양오염 및 폐기물 관리 비용이 연간 1억4700만유로(약 1870억54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유럽연합 인구의 18.4%가 매일 담배를 피운다. 스페인의 일일 흡연자 비율은 19.7%로, 유럽연합 중 9위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정부는 지난해 5월 집이 없는 사람들이 담배꽁초 한 갑을 주워 가져오면 4유로(약 5300원)를 지불하는 방안을 고려한 적 있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엔 담배회사에 담배꽁초 청소비용을 부담하는 등의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 

환경단체인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021년 5월~10월, 2022년 5월~10월 진행한 해안쓰레기 줍기 캠페인 '제주줍깅' 결과 제주해안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견된 해안쓰레기는 담배꽁초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사람의 발길이 자주 닿는 곳일수록 담배꽁초의 양은 현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주요 해변에 대한 연중 금연구역 지정과 더불어 배후지에 대한 담배꽁초 투기근절 대책마련과 청소주기 확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2022 제주줍깅' 조사결과(사진 제주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뉴스펭귄
제주환경운동연합 '2022 제주줍깅' 조사결과(사진 제주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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