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 과소 보고됐다"

  • 성은숙 기자
  • 2022.11.17 15:47

천연가스 플레어링, 메탄 누출 등으로 인한 배출량 간과

2022년 11월 9일(현지시각)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7)에서 기후추적(Climate TRACE)의 데이터 인벤토리를 공개하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사진 유엔기후변화협약 홈페이지 갈무리)/뉴스펭귄
2022년 11월 9일(현지시각)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7)에서 기후추적(Climate TRACE)의 데이터 인벤토리를 공개하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사진 유엔기후변화협약 홈페이지 갈무리)/뉴스펭귄

[뉴스펭귄 성은숙 기자] 얼마 전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로 인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유엔(UN)에 보고되는 것보다 3배 더 많을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7)에서 발표됐다. 

환경운동가이자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Al Gore)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적하고 측정하는 독립적인 국제 비영리 연합체 '기후추적(Climate TRACE)'은 9일(현지시각) 발전소, 제철소, 석유 및 가스전, 광산 등 전 세계 개별 사업장 7만 2612곳의 2015~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를 담은 인벤토리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위성 커버리지, 원격감지, 인공지능(AI) 및 기계학습(ML) 등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원을 찾아내거나 감지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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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데이터는 지난해 공개한 2015~2020년 데이터에 2021년 데이터를 포함한 것으로, 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 등 다양한 온실가스(GHG)와 지구온난화지수(GWPs)에 대한 분석도 통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원유 생산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천연가스를 태워버리는 플레어링(flaring)과 메탄 누출(leak)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종종 간과된 탓에 석유 및 가스 생산·운송·정제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히 과소평가됐던 점을 지적했다.

전 세계 플레어링과 메탄 배출,1990~2021(사진 IEA 'The energy security case for tackling gas flaring and methane leaks' 갈무리 ⓒIEA)/뉴스펭귄
전 세계 플레어링과 메탄 배출,1990~2021(사진 IEA 'The energy security case for tackling gas flaring and methane leaks' 갈무리 ⓒIEA)/뉴스펭귄
Natural Gas Flaring in West Texas Oil Field(사진 Flickr-ⓒJonathan Cutrer, 저작자표시 필)/뉴스펭귄
Natural Gas Flaring in West Texas Oil Field(사진 Flickr-ⓒJonathan Cutrer, 저작자표시 필)/뉴스펭귄

플레어링은 유정이나 가스정에서 발생하는 고압의 천연가스를 태워버리는 산업 관행을 말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량의 메탄 등이 대기 중에 배출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지난 5월 보고서('The energy security case for tackling gas flaring and methane leaks')에 따르면 2021년엔 약 260bcm(억입방미터) 이상의 천연가스가 소각되거나(약 140bcm 이상) 배출 또는 누출(약 125bcm)됐다.

세계은행·글로벌 가스 플레어링 감축 파트너십(GGFR)은 2021년 소각(플레어링)된 약 140bcm의 천연가스로 인해 약 3억80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추산한 바 있다. 

기후추적(Climate TRACE)의 데이터 인벤토리 일부(사진 기후추적 홈페이지 갈무리)/뉴스펭귄

또 연합체 기후추적은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 총 563억3000만톤 가운데 셰일 오일 생산지로 유명한 미국 텍사스주의 퍼미언 분지(Permian Basin)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 861만톤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 가스프롬(Gazprom)의 석유·가스전이 있는 우렝고이스코예(Urengoyskoye)는 1억5200만톤으로 2위를, 천연가스전이 있는 미국 동부 마르셀러스(Marcellus)는 1억2438만톤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UN) 사무총장은 "배출량 추적에 대해 급진적인 투명성의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며 "기후추적의 데이터는 메탄 누출, 플레어링 그리고 석유와 가스 생산 관련 다른 활동들에 대한 과소 보고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전에 보고된 것보다 몇 배나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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