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고래, 매일 미세 플라스틱 43㎏ '꿀꺽'

  • 남예진 기자
  • 2022.11.02 17:05
긴수염고래과에 속하는 혹등고래(사진 pixabay)/뉴스펭귄
긴수염고래과에 속하는 혹등고래(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수염고래들은 매일 수십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소 1500종의 생물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양 생태계 내 어류, 거북, 바닷새와 달리 고래의 미세 플라스틱 섭취량에 대한 조사는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진은 수염고래들이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과정과 섭취량을 분석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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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측정된 지역은 붉은색이며, 고래들이 분포하는 지역은 푸른색으로 표기됐다.(사진 Field measurements reveal exposure risk to microplastic ingestion by filter-feeding megafauna)/뉴스펭귄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측정된 지역은 붉은색이며, 고래들이 분포하는 지역은 푸른색으로 표기됐다.(사진 Field measurements reveal exposure risk to microplastic ingestion by filter-feeding megafauna)/뉴스펭귄

저자들은 캘리포니아 인근 해역의 미세 플라스틱 농도와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위성 추적기가 부착된 혹등고래, 대왕고래, 긴수염고래 191마리의 먹이 사냥 기록을 이용해 수염고래의 미세 플라스틱 섭취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수면의 미세 플라스틱 농도는 1개/㎥지만, 수염고래들이 먹이를 사냥하는 수심 200~600m 부근의 미세 플라스틱 농도는 해수면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고래들의 먹이와 수심, 생활 패턴에 따라 섭취한 플라스틱 양은 차이를 보였다.(사진 Field measurements reveal exposure risk to microplastic ingestion by filter-feeding megafauna)/뉴스펭귄
고래들의 먹이와 수심, 생활 패턴에 따라 섭취한 플라스틱 양은 차이를 보였다.(사진 Field measurements reveal exposure risk to microplastic ingestion by filter-feeding megafauna)/뉴스펭귄

대왕고래와 긴수염고래는 체내로 흡수되는 미세 플라스틱 99%가 크릴을 먹는 과정에서 함께 섭취된다. 이들은 평균 하루에 57만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며, 조각당 0.23~4㎎으로 가정했을 때 2.51~43.6㎏에 달한다.

한편, 크릴과 생선을 모두 섭취하는 혹등고래의 경우, 크릴을 섭취할 때는 평균 424만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삼키지만, 물고기를 먹는 혹등고래는 평균 20만개를 섭취해 동일한 종일 경우 물고기를 먹는 고래가 미세 플라스틱에 덜 노출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수염고래들이 섭취한 크릴과 생선들의 체내 미세 플라스틱이 소화작용으로 인해 더 작은 입자로 부서져 고래의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저자인 카헤인 라포트(Kahane Rapport)는 "크릴 등의 먹잇감들이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돼 고래에게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가능성을 두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영양가가 풍부하지 못한 먹잇감을 지속해서 섭취하는 것은 젤리빈만 먹고 마라톤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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