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재야생화'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 남예진 기자
  • 2022.09.23 18:57
란트샤프트공원은 산업 시설로 활발하게 이용됐지만, 추후 재야생화를 통해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로 거듭났다.(사진 flcirk Angy DS)/뉴스펭귄
란트샤프트공원은 산업 시설로 활발하게 이용됐지만, 추후 재야생화를 통해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로 거듭났다.(사진 flcirk Angy DS)/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도시 재야생화가 기후재해 완화와 생물다양성 회복에 도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런던 동물학회(Zoological Society of London, ZSL)는 도시 '재야생화(rewilding)'가 환경과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재야생화는 기존 생태 복원과 달리 토착종 복원에 중점 두지 않고, 생태계에 혼란을 주는 인공 구조물을 해체하거나, 산업으로 오염된 부지를 회복시키는 등 자연이 자생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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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 68%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시 내 기후 재해 피해 증가 및 생물다양성이 축소가 문제 될 뿐 아니라, 도시개발을 위한 자연 파괴로 인수공통감염병에 노출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공원, 묘지 뿐 아니라 사용되지 않는 철로 등을 활용해 도심 내 선형의 녹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사진 REWILDING OUR CITIES)/뉴스펭귄
보고서는 공원, 묘지 뿐 아니라 사용되지 않는 철로 등을 활용해 도심 내 선형의 녹지를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사진 REWILDING OUR CITIES)/뉴스펭귄

이에 ZSL은 싱가포르 및 독일의 사례를 통해 도심 내 공원, 철로, 강어귀, 습지, 묘지 등을 활용한 도시 재야생화로 △기후재해 완화 △생물다양성 증가 △공중보건 개선 △관광을 통한 경제 및 사회 발전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는 관목, 과수, 가로수 등 다양한 나무를 심어 생물다양성을 늘리고, 비행 동물들의 통로이자 먹이를 얻는 곳으로 조성했다.(사진 싱가포르 국립공원 위원회)/뉴스펭귄
싱가포르는 관목, 과수, 가로수 등 다양한 나무를 심어 생물다양성을 늘리고, 비행 동물들의 통로이자 먹이를 얻는 곳으로 조성했다.(사진 싱가포르 국립공원 위원회)/뉴스펭귄

싱가포르의 경우, 다양한 관목과 나무를 심어 생물 다양성을 늘리고, 비행 동물의 생태통로로 활용했다.

부가적으로 빗물 여과를 통해 폭우 피해를 줄이고, 나무 그늘로 폭염 및 열사병 피해도 감소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독일은 폐 산업시설을 이용해 공공 녹지로 만들었다(사진 flickr Alexandre Prevot)/뉴스펭귄
독일은 폐 산업시설을 이용해 공공 녹지로 만들었다(사진 flickr Alexandre Prevot)/뉴스펭귄

독일 란트샤프트공원(Landschaftspark)은 버려진 산업단지 내 야생식물을 조성해, 현재 2000종의 식물 중 700종 뿐 아니라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등재된 멸종위기종 50종의 터전으로 거듭났다.

또한 등산로, 암벽 등반 등 레크레이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산업 쇠퇴의 잔재가 아닌 자연 회복의 상징으로 뒤바꿨다.

이 밖에도 재야생화를 위한 식물 조성은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식물을 이용해 대기·토양·수질 내 오염물질을 관리할 수 있고, 정기적인 조경작업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어 금전 소모도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된다.

한편, ZSL기후 및 생물다양성 전문가인 나탈리 페토렐리(Nathalie Pettorelli) 박사는 "재야생화가 기후와 생물다양성 문제를 저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오히려 다른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교류가 잦아지면서 침입종을 통해 기생충, 감염병이 유입되기 쉬워지고,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자연 친화적인 공공 부지로 인해 인근 거주 구역 및 상업 구역의 임대료가 증가하는 '그린 젠트리피케이션(Green gentrification)'에 의해 저소득 원주민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전문가들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도 아직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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