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쓰는 카페 다회용컵, 깨끗할까?… 오염도 측정 결과 (영상)

  • 조은비 기자
  • 2022.08.16 09:32
홍대 거리에 버려져 있는 일회용컵과 쓰레기들 (사진 페셰 및 와이퍼스)/뉴스펭귄
홍대 거리에 버려져 있는 일회용컵과 쓰레기들 (사진 페셰 및 와이퍼스)/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있다.

잠깐 음료를 마실 때 사용되지만, 플라스틱이 자연 분해되기까지는 약 450년이 걸린다. 2017년 기준 그린피스 보고서에는 1년 동안 국내에서 사용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33억 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환경부는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재활용률을 5%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구에서 달을 이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차고 넘침에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과 편의성을 고려해 카페에서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는 다회용컵 시스템을 스타벅스, 다회용컵 제공 업체 트래쉬버스터즈, 그린업 등이 일부 지점에 도입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회용컵 사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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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은 다회용컵 대여 및 반납 시스템에 대해 시민들이 어떤 걱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한달간 '카페에서 대여 및 반납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컵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다회용컵을 사용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이라는 주제로 자체 설문조사 '핑크펭귄폴'을 진행했다.

핑크펭귄폴은 매달 다른 주제로 진행되며 <뉴스펭귄> 공식 홈페이지 하단에서 참가할 수 있다. 7회차를 맞은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443명이 참가했다.

투표 결과 '청결'이 52.2%(226명)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코로나19 등 질병 감염' 15.7%(68명), 번거로움 15%(65명), 미세플라스틱 13.6%(59명), 기타 3.5%(15명)를 기록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가격'과 '회수율'이 언급됐다.

(사진 뉴스펭귄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뉴스펭귄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청결과 관련해서 스타벅스는 일부 지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회용컵을 애벌세척, 고압자동세척, 소독침지, 자외선살균 등 7단계를 거쳐 관리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회용컵을 카페 측에 제공하고 수거해가서 관리하는 트래쉬버스터즈와 그린업도 고압세척, 자외선살균 등의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사진 트래쉬버스터즈)/뉴스펭귄
(사진 트래쉬버스터즈)/뉴스펭귄

립스틱, 초코시럽과 같이 잘 닦이지 않는 물질이 남는 경우는 없을까? 이에 대해 트래시버스터즈 관계자는 "간혹 립스틱처럼 남아 있는 경우에는 검수 과정에서 걸러져서 재세척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실제 사용하는 곳에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라며 "살균을 해서 사실상 균이나 바이러스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청결'에 대한 걱정이 가장 높은 만큼, <뉴스펭귄>은 11일 서울의 한 카페를 방문해 트래쉬버스터즈와 함께 다회용컵 오염도 측정을 했다. 해당 카페는 트래쉬버스터즈가 제공하는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다.

오염도 측정에 쓰인 기기는 일본 기업 키코만(Kikkoman)사의 ATP측정기다. 

키코만사의 위생검사 관리기준치에서 그릇, 컵과 같은 용기는 '200'을 안전 수치로 규정하고 있다.

카페에 배치된 다회용컵 하나를 임의로 골라 오염도를 측정해본 결과 '14'가 나왔다. 트래쉬버스터즈가 2020년에 촬영한 영상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오염도 측정 시 나온 수치는 '125'였다.

이에 따르면 일회용컵도 관리기준에 비해 깨끗한 편이지만, 다회용컵은 이보다 더 청결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트래쉬버스터즈 관계자는 "질병 감염 우려도 위생과 연관이 되는 부분인 것 같다. 저희는 사실상 일회용품보다 더 깨끗하게 관리를 하려고 하고 있고, 세척 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도 방류되지 않도록 걸러내는 필터들을 설치했다. 또 파손 문제 등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사용횟수가 300~400건이 넘지 않도록 관리한다. 스크레치가 나거나 사용횟수가 많으면 폐기 처분하고 다시 재료로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컵 평균 사용횟수는 컵 색상과 종류가 생산된 시기에 맞춰 고객사, 납품 횟수 등을 분석해 결정하고 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현재 인천 서구청에 있는 5개 카페와도 대여 및 반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서 대여 후 구청 내에 있는 키오스크로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구청 직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컵 대여 비용은 1000원으로, 반납 시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사진 트래쉬버스터즈)/뉴스펭귄
(사진 트래쉬버스터즈)/뉴스펭귄

트래쉬버스터즈 관계자는 "다회용컵 대여 및 반납 시스템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공공기관과 기업의 협력으로 인프라가 구축이 돼야 하고, 시민들의 참여와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라며 "반납할 수 있는 공간,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 등도 구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회가 늘어날 수 있도록 시민분들이 인천 서구청에 있는 카페들에서 다회용컵 대여 및 반납 시스템을 많이 이용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천 서구청에서 다회용컵 대여 및 반납 시스템이 적용된 카페는 투썸플레이스 인천서구청점, 카페우수, 탐앤탐스 인천서구청점, 꽃말마카롱, 커퍼스 초이스 등이다.

탄소배출량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제조 시 약 50의 탄소가 배출되고, 트래쉬버스터즈에서 제공하는 다회용컵은 약 100정도가 발생한다. 하지만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절감 효과는 커져간다. 예를 들어 20번을 사용했다고 봤을 때 세척, 전기소비량 등을 포함해서 계산을 해도 다회용컵 탄소배출량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비해 5배가량 더 낮다.

다회용컵 시스템 도입에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례는 경남 창원시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린업은 창원시와 협업해 현재 23개 카페에 다회용컵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부산시, 해운대구, 영도구, 동구, 동래구 등과 협업해 약 70여 곳에서 도입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100여 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그린업은 카페에서 'E컵' 앱 QR코드로 다회용컵 대여 및 반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사용되고 있는 다회용컵은 아기 젖병 소재로 100도가 넘는 음료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다. 컵은 최대 200회 사용 후 폐기하고 재료를 재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진 그린업)/뉴스펭귄
(사진 그린업)/뉴스펭귄

오민경 그린업 대표는 "더 좋은 소재가 없는지 계속 살펴보고 있다. 최근에는 SK화학에서 개발한 에코젠이라는 소재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수도권으로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 있다"라고 12일 <뉴스펭귄>에 설명했다.

이어 "일반 시민들이 카페에서 사용하는 다회용컵 회수율은 7월 14일부터 창원시에서 도입돼 이달 말쯤 수치가 파악될 예정이다. 그동안 관공서 등에서 도입됐던 다회용컵 회수율은 95~97%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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