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어 보호 못 받던 '양산꼬리치레도롱뇽', 학명 등록

  • 조은비 기자
  • 2022.08.08 13:13
양산꼬리치레도롱뇽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민간생태전문가 김합수 씨)/뉴스펭귄
양산꼬리치레도롱뇽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 민간생태전문가 김합수 씨)/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멸종 위협을 받고 있는 와중에 이름이 생긴 도롱뇽이 있다.

경남 양산시, 밀양시 일대에 서식하는 꼬리치레도롱뇽이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꼬리치레도롱뇽은 맑은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환경지표종이자, 폐가 아닌 피부로 호흡하는 도롱뇽이다.

난징 산림대학교 아마엘 볼체(Amaël Borzée) 교수, 서울대학교 민미숙 교수 등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양산과 밀양 일대에 거주하는 신종 꼬리치레도롱뇽에게 'Onychodactylus sillanus'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분포 지역이 과거 신라 영토와 일치했기에 '신라'라는 이름을 준 것. 공식 명칭은 '양산발톱도롱뇽(Yangsan Clawed Salamander)', 한국어로는 '양산꼬리치레도롱뇽'으로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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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동물학 연구(Zoological Research)'에 게재됐다.

조사 결과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은 러시아, 중국, 일본을 포함해 국내 다른 지역에서 발견되는 꼬리치레도롱뇽과 구분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약 600만 년 전에 지질학적 사건들로 인해 분화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 Dwindling in the mountains: Description of a critically endangered and microendemic Onychodactylus species (Amphibia, Hynobiidae) from the Korean Peninsula 논문 캡처)/뉴스펭귄
(사진 Dwindling in the mountains: Description of a critically endangered and microendemic Onychodactylus species (Amphibia, Hynobiidae) from the Korean Peninsula 논문 캡처)/뉴스펭귄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은 앞서 2011년 신종후보종으로 분류됐지만 신종으로 등록이 되지 않아 서식지 훼손 문제에도 불구하고 보호를 받지 못했다. 

양산 사송 택지개발지구에서 진행되는 공사는 양산꼬리치레도롱뇽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에 속하는 고리도롱뇽의 서식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상태다. 고리도롱뇽의 산란과 서식을 돕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임시서식지 일부도 무단으로 매립되는 등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자연하천을 유지하지 않아 계곡 건천화도 일어나고 있는 상태다. 공사 전에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이 발견되던 계곡 중 일부 구역은 이제 바짝 말라있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서식지가 파괴되는 동안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은 학명도, 멸종위기종 등록도 되지 않은 상태라 제대로 된 보호 논의 조차 받지 못했다.

아마엘 볼체 교수는 "양산꼬리치레도롱뇽은 신종후보종임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제한된 분포 지역 때문에 강한 인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라며 출현 양상과 기후변화 예측에 따라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분류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선정 기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멸종위기종 등록은 5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데, 올해 등록이 되지 않으면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로 5년을 또 기다려야 한다.

경남양서류네트워크 민간생태전문가 김합수 씨는 "생태학적으로 민감한 특정 생물종의 서식지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경제적 선진 국가에서 무려 10년이 넘도록 신종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라며 "국가가 하지 않는다면 시민 입장에서 지금이라도 종 등록과 보존 등급의 상향 조치, 전수조사 등을 시행하고 적극적인 보전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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