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멸종위기 점박이물범’ 지키러 나섰다

  • 남주원 기자
  • 2020.02.26 14:00
백령도 점박이물범(사진 '해양수산부'제공)/뉴스펭귄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오는 4월부터 ‘핫스포터(Hotspotter)’를 점박이물범 개체 식별조사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핫스포터'는 생물의 고유한 특징을 분석해 야생동물 개체 식별에 활용되는 인공지능기술 프로그램이다. 멸종위기종인 그레비얼룩말의 멸종을 막고자 미국 렌슬리어 공대 컴퓨터공학과에서 개발했다. 

그레비얼룩말과 마찬가지로 점박이물범도 각 개체마다 사람의 지문처럼 고유한 반점과 패턴을 가졌으며, 이 특성에 따라 고유식별번호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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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9년 14년간 백령도에서 목격된 동일개체. 개체식별번호는 '200615'(사진 '해양수산부'제공)/뉴스펭귄

해수부는 "지금까지는 점박이물범 서식행태 등을 조사하려면 점박이물범 특정 부위를 촬영한 사진 수천 장을 사람이 일일이 비교해야 했다"며 "분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던 것은 물론, 분석자의 숙련도와 집중도에 따라 분석결과가 달라져 점박이물범 개체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촬영된 점박이물범 개체를 식별하는 과정에서 ‘핫스포터’를 시범 적용한 결과, (1년치 자료 분석 기준) 기존의 방식에 비해 분석시간이 40시간에서 4시간까지 줄어들었다. 분석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무려 10분의1로 줄어든 것이다. 또한 정확도는 더 높아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공지능기술을 통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점박이물범 개체 식별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 보호‧관리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 랴오뚱만 일대에서 번식하다가 봄부터 가을까지 백령도 일대로 이동해 서식한다. 해양수산부는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있는 점박이물범을 보호하고자 2006년부터 ‘점박이물범 서식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인공쉼터를 조성했다.

백령도 점박이물범(사진 '해양수산부'제공)/뉴스펭귄

점박이물범은 1940년대 서해 전체에 약 8000마리가 서식했다. 하지만 가죽·약재·고기 등을 얻으려는 인간의 남획으로 1980년대에는 2300마리로 급감, 2000년대 이후 약 1200마리 미만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동물 II급,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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