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태풍처럼" 스페인, 세계 최초 폭염 이름 지정

  • 이후림 기자
  • 2022.06.27 17:47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폭염에도 이름이 지정된다.

마이삭, 오마이스, 찬투, 하이선, 장미, 바비 등 익숙한 명칭들은 모두 지난 2년 사이 한국을 지난 태풍이다. 태풍 이름은 예보 시 혼동을 막기 위해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고유 언어로 만든 명칭을 10개씩 제출해 번갈아 사용한다.

태풍에 붙이는 명칭처럼 폭염에도 이름이 부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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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 도시 세비야는 도시를 강타하는 빈번한 폭염에 세계 최초로 이름을 지정하고 분류하겠다고 지난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폭염 이름은 '조(Zoe)', '야고(Yago)', '제니아(Xenia)', '웬슬라오(Wenceslao)', '베가(Vega)' 순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프로젝트는 치명적인 기후위기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다. 폭염에 따른 질병과 조기사망률이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중에서도 세비야는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남부 도시다. 세비야는 최근 여름 기온이 40℃를 쉽게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폭염과 가뭄이 더욱 잦아졌다. 특히 올해에만 산불이 몇 차례 연달아 발생하면서 40년만 최고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안토니오 무노즈(Antonio Muñoz) 세비야 시장은 "극심한 폭염이 발생하기 최대 5일 전 주민들에게 이를 경고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이 계획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광범위한 조치의 일부"라고 말했다.

당국과 함께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후복원단체 '아르슈트-록(Arsht-Rock)'은 "폭염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폭염은 세계 경제에 보이지 않는 혼란을 일으키고 사회 취약층을 괴롭게 하며 많은 시민들을 죽인다. 그러나 폭염이 야기하는 위험은 심하게 과소평가됐다"고 경고했다.

한편 기온상승으로 더 강렬해지고 빈번해지는 폭염은 천식 등 기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과 노인에게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사망 외에도 심혈관과 호흡기 합병증 등 다양한 건강 관련 문제를 일으킨다.

지난해 발표된 국제과학저널 '네이처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철 고온 사망자 3명 중 1명은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탓에 목숨을 잃는다. 폭염에 따른 조치가 늦어진다면 고온 관련 사망자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호주 멜버른, 그리스 아테네,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도시에서도 기후 데이터를 사용해 폭염을 분류하는 유사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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