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폭염 빈도 30배 ↑ ..."기후위기는 게임체인저"

  • 남주원 기자
  • 2022.05.25 12:18
이달 7일 파키스탄에 있는 하사바드 다리가 폭염 때문에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Tourist Police Gilgit-Baltistan'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이달 7일 파키스탄에 있는 하사바드 다리가 폭염 때문에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Tourist Police Gilgit-Baltistan'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기후위기로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폭염 발생 가능성이 30배 더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기후위기 분석·연구기관 '월드 웨더 어트리뷰션(World Weather Attribution, 이하 WWA)'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2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2도 상승했을 뿐인데도 지구가열화(온난화)가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보여주는 가장 최신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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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기후위기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지역인 인도 북서부와 파키스탄 남동부 3, 4월 평균 일일 최고기온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해당 지역에서 지난 수십 년간 관측된 기후모델 20여 개와 날씨 데이터 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이 적었던 산업화 이전에는 약 30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던 폭염이 현재는 100년에 한 번으로 주기가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로 폭염이 발생할 확률이 약 30배 증가한 것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2도까지 오를 경우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5년에 한 번꼴로 현재와 같은 폭염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 공동 저자이자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기후 과학자인 프리데라이크 오토(Friederike Otto) 박사는 "기후변화는 폭염과 관련해 진정한 게임 체인저다. 정말 중요한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폭염은 가장 치명적인 기상 이변이다. 온난화된 세계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극단의 유형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는 한 폭염은 점점 더 흔한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4월 섭씨 49도까지 치솟은 파키스탄 야코바드 (사진 Climate Reanalyzer.org)/뉴스펭귄
올해 4월 섭씨 49도까지 치솟은 파키스탄 야코바드 (사진 Climate Reanalyzer.org)/뉴스펭귄

올해 3월 인도는 관측 이래 122년 만에 가장 뜨거운 봄을 보냈으며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온 편차를 기록했다. 인도는 평년보다 71%, 파키스탄은 62% 적은 비가 내려 극도로 건조했다. 

폭염은 4월까지 점점 심해져 5월에는 최고기온이 섭씨 50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극한 기온과 낮은 강우량으로 인해 올해 인도와 파키스탄 전역에는 사망, 농작물 손실, 산불, 전력 및 수도 공급 중단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전체 피해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양국에서 최소 90명이 폭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곳곳에서 빙하호가 폭발해 홍수가 났으며, 인도는 산불과 정전이 발생하고 밀 생산에 타격을 입었다. 그에 따라 전 세계 밀 가격이 6%가량 상승해 세계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 역시 가중됐다. 

WWA 연구원이자 기후 과학자인 파하드 사이드(Fahad Saeed) 박사는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이 지역에 사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현재 지구온난화 수준에서 적응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는 섭씨 1.5도 더 따뜻한 세상이 얼마나 나쁠지 상상할 수 있다"면서 "1.5도를 초과하는 온난화는 강력한 적응 및 완화 조치가 없는 취약한 지역 주민들에게는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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