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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실험동물·수입동물과 뗄 수 없는 관계

2022. 05. 24 by 남주원 기자

※기사 본문에는 일부 불쾌할 수 있는 사진이 포함돼 있습니다.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최근 전 세계가 '원숭이두창'으로 떠들썩한 가운데 실험동물·수입동물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원숭이두창(monkeypox)은 원숭이(monkey)와 두창(pox)이 합쳐진 말이다. 두창은 발열, 수포, 농포성 등 피부 질환을 특징으로 하는 전염병이다.

원숭이두창에 걸린 아이 (사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뉴스펭귄
원숭이두창에 걸린 아이 (사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뉴스펭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21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는 아프리카 외 12개 국가에서 감염 92건, 의심 28건 사례가 보고됐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3개국이 추가돼 현재까지 총 15개국에 원숭이두창이 퍼졌다.

2022년 5월 13~21일 보고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사진 세계보건기구)/뉴스펭귄
2022년 5월 13~21일 보고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사진 세계보건기구)/뉴스펭귄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를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에 사육된 원숭이 집단에서 처음 발견됐다. 실험용 원숭이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천연두와 유사한 질병이 발생하면서다. 

병원체로 확인된 원숭이 종은 게잡이원숭이(Crab-eating macaque)다. 필리핀원숭이라고도 알려진 게잡이원숭이는 비인간 영장류 가운데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거래·이용되는 종이다. 

이 원숭이 주요 수입국이자 활용국인 미국은 2019년 캄보디아에서 8571마리, 2020년에는 2배에 가까운 1만 5664마리를 수입한 바 있다. 

캄보디아 실험용 원숭이 사육시설에 갇혀있는 동물들 (사진 Action for Primates)/뉴스펭귄
캄보디아 실험용 원숭이 사육시설에 갇혀있는 동물들 (사진 Action for Primates)/뉴스펭귄

원숭이두창은 실험용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으나, 이름과 달리 주요 매개체는 원숭이가 아니다. 원숭이두창의 자연 숙주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바이러스를 갖고 있던 아프리카 토착종 설치류가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원숭이두창'이라는 명칭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다. 

원숭이두창에 걸린 아이 (사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뉴스펭귄
원숭이두창에 걸린 아이 (사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뉴스펭귄
감비아주머니쥐나 프레디도그 등 아프리카 설치류와 직접·밀접 접촉은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을 야기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감비아주머니쥐나 프레디도그 등 아프리카 설치류와 직접·밀접 접촉은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을 야기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인간이 원숭이두창에 걸린 첫 사례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다. 당시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천연두 박멸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때다. 외딴 지역에 사는 9세 소년은 최초의 원숭이두창 환자가 됐다.

이후 원숭이두창은 카메룬·중앙아프리카공화국·코트디부아르·가봉·라이베리아·나이지리아·시에라리온 등 중앙 및 서부 아프리카 국가에 널리 퍼졌다. 감염자 대부분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타났다.

2003년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이스라엘·싱가포르 등 아프리카 이외 국가에서도 해외여행이나 수입 동물을 통해 발병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감염된 프레리도그나 감비아주머니쥐 등을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들로 인해 70건 이상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한 소년은 위스콘신주 밀워키 근처에서 구입한 프레리도그에게 물린 후 원숭이두창에 걸렸다.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전염은 물림이나 긁힘, 고기 섭취, 체액 또는 병변 물질과 직·간접적인 접촉 등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공항에서 환승하는 실험용 원숭이 (사진 Action for Primates)/뉴스펭귄
공항에서 환승하는 실험용 원숭이 (사진 Action for Primates)/뉴스펭귄
게잡이원숭이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게잡이원숭이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한편 게잡이원숭이는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에서 '취약(VU, Vulnerable)' 종으로 상향 등재됐다. 

주요 위협 원인은 '실험실 연구를 위한 국제 무역'이다. 동남아시아에 사는 이 원숭이들은 암컷의 경우 본토 사육 시설로 보내지고 수컷은 연구에 쓰일 실험용 동물로 해외에 수출된다.

실험실 뿐만 아니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에는 연구목적으로 캄보디아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던 게잡이원숭이 720마리가 기내 화물칸 안 운송 상자에서 죽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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