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에 탄소발자국 표기했더니 벌어진 일

  • 이후림 기자
  • 2022.05.16 18:04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레스토랑 메뉴판 리스트에 각 음식별 탄소발자국을 표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 연구진은 레스토랑 메뉴판에 음식별 탄소발자국을 기재하거나 배출량이 적은 음식을 강조하면 소비자가 기후친화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11일(현지시간) 학술지 '플로스 기후(PLOS Climate)'에 발표했다.

연구는 레스토랑이 메뉴 디자인을 통해 기후위기 완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소위 '탄소라벨제도'가 소비자로 하여금 더욱 기후친화적인 요리를 선택할 수 있게 유도하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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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라벨제도는 제품 생산부터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량화해 라벨 형태로 소비자에게 알리는 체계다. 

연구는 참가자 26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진행됐다. 메뉴판에는 이탈리아, 중국, 인도, 멕시코 음식 등 9가지 각기 다른 레스토랑 메뉴가 조합돼 나타났다. 탄소배출량은 메뉴와 함께 녹색, 황색, 적색 등 3가지 색상으로 계량화한 정보가 제공됐다. 

 카테고리 내 온실가스 배출량 범위 및 각 메뉴 탄소 라벨 디자인 (사진 Ann-Katrin BetzBenedikt T. SegerGerhild Nieding)/뉴스펭귄
 카테고리 내 온실가스 배출량 범위 및 각 메뉴 탄소 라벨 디자인 (사진 Ann-Katrin BetzBenedikt T. SegerGerhild Nieding)/뉴스펭귄
탄소라벨이 표기된 이탈리안 메뉴판(a) 및 탄소라벨이 표기되지 않은 단일 메뉴판(b) (사진 Ann-Katrin BetzBenedikt T. SegerGerhild Nieding)/뉴스펭귄
탄소라벨이 표기된 이탈리안 메뉴판(a) 및 탄소라벨이 표기되지 않은 단일 메뉴판(b) (사진 Ann-Katrin BetzBenedikt T. SegerGerhild Nieding)/뉴스펭귄

조사 결과 참가자들은 메뉴에 탄소발자국이 표기될 때 더욱 높은 확률로 기후친화적인 음식을 선택했다. 그 결과 한 끼당 탄소 평균 200g을 줄였다.

이에 연구진은 메뉴판에 탄소배출량 정보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은 소비자가 친환경 옵션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거나 장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소비자는 표준 옵션으로 고기 대신 야채 메뉴에 강조 표시가 돼있을 경우에도 육류 대신 채식 메뉴를 주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술적규범' 때문인데, 특정 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이 바람직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대부분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을 뜻한다.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연구진은 "이번 조사는 소비자가 식사 주문과 같은 일상 속 작은 결정에도 기후위기 문제를 기꺼이 고려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레스토랑 메뉴 디자인은 소비자 탄소발자국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스토랑은 메뉴 디자인 변경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기후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전 세계 레스토랑이 메뉴에 탄소라벨 등 다양한 지속가능 옵션을 포함할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자연스럽게 기후위기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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