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

  • 최나영 기자
  • 2022.04.19 17:34

RE100 달성한 곳, 국내 기업 중엔 없어도 환경단체 중엔 있다?!

[뉴스펭귄 최나영 기자] 기후위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 추세에 따라 RE100 가입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RE100을 달성한 국내 기업은 없다. RE100은 2050년 이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기만 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캠페인이다.

그렇다면 환경단체들은 어떨까? 환경단체 중에는 소비하는 전력 모두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있을까? 19일 <뉴스펭귄>이 확인해 본 결과, 환경단체 중에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증받을 수 있는 제도를 통해서만 전기를 사용하는 곳이 있었다.

물론 환경단체의 경우 전력 소비량이 많지 않아,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제조업을 비롯한 분야의 기업들의 상황과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의지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 <뉴스펭귄>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환경단체들이 재생에너지 사용과 탄소감축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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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린피스 홈페이지 갈무리)/뉴스펭귄
(사진 그린피스 홈페이지 갈무리)/뉴스펭귄

그린피스는 K-RE100 달성?!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서울사무소 소비 전력을 지난해부터 모두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그린피스에는 사용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써야 한다는 글로벌 본사 차원의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그린피스가 정부의 한국형 RE100(K-RE100)에 가입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K-RE100이 목표하는 바를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그린피스는 사무실이 있는 해당 국가에서 활용 가능한 정책을 통해서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할 수 있으면 달성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해 마련한 K-RE100 제도 6가지 중 그린피스가 선택한 재생에너지 사용 방식은 녹색요금제(녹색 프리미엄제)다. 녹색요금제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쓰려는 소비자가 일반 전기요금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으로 전력을 한전에서 구매하는 방식이다. 전기 소비자들이 낸 추가 요금은 한국에너지공단에 출연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된다. 전기 소비자 입장에선 비교적 간편하고 저렴하게 RE100을 이행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린피스는 녹색요금제 활용을 위해 건물 소유주를 설득하는 과정도 거쳤다. 그린피스는 건물 일부를 임대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임차인은 녹색요금제 입찰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 위원은 “건물 소유주가 그린피스의 취지에 공감하고 번거로움을 감내해 입찰에 참여해 줘서 녹색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었다”며 “전기료를 일반 전기료에 비해 30% 정도를 더 부담하기도 했지만, 그린피스가 추구하는 목표와 우리의 실천을 일치시켰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녹색요금제는 실질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정도가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증하는 다른 방법에 비해서는 낮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에 그린피스는 올해는 녹색요금제 대신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REC)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 서울환경연합)/뉴스펭귄
(사진 서울환경연합)/뉴스펭귄

환경운동연합 22년 전부터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환경운동연합은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 이 발전설비는 2000년 12월 설치됐다. 올해로 22년째다. 환경운동연합이 들어선 건물이 소비하는 전체 전력의 10~15% 정도를 생산한다. 건물 아래층에 있는 상업시설도 이 태양광 발전설비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한다.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태양광 패널이 노후화 돼 같은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다시 설치하면 거의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자가소비형 태양광 패널 중에서는 환경운동연합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역사성 때문에 기존 태양광 설비를 그냥 두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녹색연합)/뉴스펭귄
녹색연합 사무실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사진 녹색연합)/뉴스펭귄

녹색연합도 옥상 태양광 발전설비로 전력 공급받아

환경단체 녹색연합도 서울시 성북구에 있는 사무실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녹색연합은 2001년 성북구 3층 단독주택 건물로 이사하면서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하지만 5~6년 뒤 인버터(전력변환장치)가 고장났음에도 400여만원에 이르는 교체비를 감당할 수 없어 태양광 발전설비는 수년간 장식물로 전락했다.

그러다 이후 태양광 발전회사의 기부로 패널을 교체하고, 인버터 가격도 120만원 정도로 내리면서 태양광 발전기는 재가동됐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건물 전체 소비 전력의 일부를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진 않지만, 전기사용 자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환경단체도 있다. 환경정의가 그렇다. 환경정의 관계자는 “전기사용을 줄이려려고 사무실을 나갈 때는 코드를 빼고 보일러는 외출로 돌려둔다”며 “건물 옥상에서 텃밭도 일구고 있는데 옥상 텃밭은 여름에 건물의 열을 빼앗아가 전기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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