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삼성전자 전력소비량에도 못 미쳐”

  • 최나영 기자
  • 2022.04.12 12:06

영국 연구기관 엠버 “한국내 풍력‧태양광 발전량 21.5TWh에 그쳐…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8개 기업의 전력소비량보다 4배 가량 적어”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최나영 기자] 국내 풍력‧태양광 한 해 발전량이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사용한 전력량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 결과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공개했다. 기후솔루션은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잃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12일 기후솔루션은 영국의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국제 전력 리뷰’ 보고서를 토대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수출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상위 8개 기업이 2020년 소비한 전력은 총 84.9테라와트시(TWh)다. 하지만 같은 해 국내 풍력‧태양광 발전량은  21.5TWh에 그쳤다. 한 해 국내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같은 해 8개 기업의 글로벌 전력소비량보다 4배가량 적은 것이다.

11개 기업 중 전력소비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전력소비량‧26.95TWh)였다. SK하이닉스(23.35TWh), LG디스플레이(15.3TWh), 현대제철(10.37TWh), 동국제강(6.57TWh), 세아베스틸(4.53TWh), 현대자동차(3.34TWh), 삼성SDI(3.23TWh), DB메탈(2.26TWh), 포스코(1.25TWh), LG전자(0.92TWh)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2020년 풍력‧태양광 발전량은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등 한 기업이 같은 해 소비한 전력량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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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대 주요 수출 기업 전력사용량과 국내 풍력‧태양광 발전량 (표 기후솔루션)/뉴스펭귄
2020년 11대 주요 수출 기업 전력사용량과 국내 풍력‧태양광 발전량 (표 기후솔루션)/뉴스펭귄

엠버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량이 세계적 추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엠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발전량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비중은 처음으로 10%대에 도달했다. 반면 한국은 4.7%로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분석 결과는 세계 209개 국가의 2000~2020년 전력 통계와 75개 국가의 2021년 전력 통계를 취합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기후솔루션은 글로벌기업들의 RE100 참여를 거론하며, 국내의 저조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RE100은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국제 캠페인이다. RE100에 참여한 주요기업들은 거래 업체들에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정책대학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한국 기업이 RE100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출액이 각각 15%‧31%‧40%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유니 엠버 아시아 전력데이터 분석가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과학자들은 100여개에 달하는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태양광‧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확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빠른 방법이라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며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과 설비 확대는 에너지 및 기후위기 극복은 물론 한국 수출 경제에도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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