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한다던 석유기업들, 변화는 없었다

  • 임병선 기자
  • 2022.02.21 12:27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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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기후위기 촉발에 일조하며 역사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글로벌 거대 석유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 방침을 발표했지만, 사업구조 변화 계획 등 실제적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일본 토호쿠대, 교토대 등 연구진은 공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한 논문에서 엑손모빌, 셰브론, BP, 쉘 4개의 미국과 유럽 석유기업는 기후위기 대응을 선언했지만 실제적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석유기업의 이런 모순이 '그린워싱'이라고 말했다.

연구진 분석 결과 BP는 2009년 자사 연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22건 사용했는데, 2020년에는 326건으로 늘었다. 이는 단적인 예로, 4개 기업 모두 연례 보고서 상 기후위기와 청정에너지 관련 언급이 늘었다. 연구진은 특히 유럽 기업인 BP와 쉘이 '기후', '저탄소', '전환' 등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 단어 사용을 늘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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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석유기업들의 석유 의존 사업구조는 전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화석연료 사용 절감 계획, 화석연료 채굴을 위한 탐사 감소 등 기후위기 대응 면에서 실제 석유회사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회사 4곳 모두 기존처럼 기후위기를 심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유럽 석유기업 BP, 쉘은 연료 제품에서 탄소집약도(에너지소비량 대비 탄소배출량)를 크게 줄이겠다고 각각 2019년, 2020년 발표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2개 기업 모두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한 계획조차 내놓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절감하겠다는 말 외에 수치나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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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4개 기업을 비롯한 석유기업들이 앞서 기후행동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대중에게 화석연료의 긍정성에 대해 허위 정보를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BP는 개인이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한다는 캠페인으로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했고, 엑손모빌이 기후위기를 부정하고 화석연료와 온실가스 간 관계를 부정하기 위해 로비에 돈을 쏟은 예를 들며 이들 기업에 대한 '그린워싱' 비판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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