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점 영수증에 탄소발자국 표기하자 벌어진 일

  • 이후림 기자
  • 2022.01.11 17:54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탄소발자국 정보가 추가된 영수증을 도입한 이후 육류 매출이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르웨이 최대 온라인 식료품점 '오다(Oda)'는 소비자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제품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알려주는 일명 ‘탄소라벨 영수증’을 도입한 이후 육류 및 기타 지속가능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주문이 감소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다 측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고객이 영수증을 통해 높은 탄소발자국을 인식하고 육류 및 지속가능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주문을 서서히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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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지난해 1월부터 노르웨이 기후연구기관 '키케로(Cicero)'와 협력해 자사 판매제품을 고배출, 중배출, 저배출로 분류, 소비자가 물품 구매 시 영수증을 통해 탄소발자국을 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오다에서 판매되는 각 제품은 영수증에 탄소발자국 등급이 표시된다 (사진 오다)/뉴스펭귄
오다에서 판매되는 각 제품은 영수증에 탄소발자국 등급이 표시된다 (사진 오다)/뉴스펭귄

변화는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탄소라벨이 영수증에 표기되기 시작하면서 육류 매출이 감소한 반면 채식 기반 식품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오다에 따르면 판매되는 버거 5개 중 1개는 채식버거로 확인됐고 이전 상위 판매상품과는 거리가 멀었던 렌즈콩수프는 탄소영수증 도입 이후 자사 최다판매 10위 안에 들게 됐다.

탄소발자국을 영수증에 표기한 이후 오다 고객은 타 온라인 식료품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보다 50% 이상 더 많은 과일과 채소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육류 대체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8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루이스 푹스(Louise Fuchs) 오다 지속가능성팀 이사는 "소비자가 일일이 알기 어려운 각 제품에 대한 탄소발자국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내놓은 방안"이라며 "식료품점이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기후영수증'을 도입한 이후 최근 당국 내 추세를 따르는 타 식료품점이 점점 늘어난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는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며 이와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들려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 오다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오다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한편 최근 기후위기가 심화하면서 식품 겉면에 탄소배출량을 표기하는 등 '탄소라벨'을 붙인 상품 역시 점차 늘어나고 있다. 탄소라벨은 원료 채취에서부터 생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제품에 표시하는 제도다.

최근 화장품 기업 로레알, 세정제품 '도브' 등이 속한 생활용품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 등은 모든 자사 제품에 탄소발자국을 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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