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 영국 비건 밀키트 배달 스타트업이 사랑받는 이유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영국 최초 100% 식물 기반 밀키트 스타트업 '그러비(Grubby)'가 눈길을 끈다.

밀키트는 식사를 뜻하는 밀(meal)과 세트라는 의미의 키트(kit)가 합쳐진 단어다.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 양이 딱 맞는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제품을 말한다. 레시피 키트, 레시피 박스, 쿠킹 박스 등으로도 불린다.

그러비 측에 따르면 그들은 우수한 농산물과 공급업체를 자랑하는데, 현지에서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협력하고 있다. 이들 밀키트에 쓰이는 농산물은 대부분 영국 켄트, 에식스, 베드퍼드셔에 있는 유기농 토지와 현대식 온실에서 재배된다. 콩류와 곡물 또한 대부분 영국산이다. 

밀키트는 보통 30분 이내 조리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2인분 기준이다. 그러비 측은 "우리의 모든 레시피는 맛있는 데다가 균형 잡히고 영양가 있는 식단을 세울 수 있도록 고안됐다"라고 전했다. 레시피에는 평균적으로 6가지 이상 신선한 야채가 포함돼 있다.

게다가 주방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도록 레시피에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 재생목록도 함께 제공된다. 

레시피 키트 종류는 ▲버섯 자이로스와 오레가노 감자튀김(Mushroom Gyros & oregano fries) ▲데리야끼 잭푸르트와 중국식 브로콜리(Teriyaki jackfruit and Chinese broccoli) ▲진주 보리 버터넛 블리스 볼(Pearl barley butternut bliss bowl) ▲아보카도와 캐슈 페스토 파스타(Avocado & cashew pesto pasta) 등 다양하다. 홈페이지에서 각각의 메뉴를 클릭하면 레시피에 포함된 재료 등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회사는 포장 및 배송에도 지속가능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비 측에 따르면 밀키트를 담는 포장은 100% 재활용 가능하고 퇴비화할 수 있다. 포장 박스에는 불필요한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으며 95% 이상 영국에서 생산된다. 

런던 내 모든 배송은 자전거로 이뤄진다. 그러비 측은 가능한 모든 곳에서 계속 자전거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이들 밀키트는 영국 전역에 무료로 배송된다.

그러비 창립자인 마틴(Martin)은 원래 사무실 케이터링 업계에서 수년간 일하다 지난 2019년 그러비를 시작하는 데 영감을 받았다. 그는 지친 직장인들이 퇴근하면서 건강한 저녁식사에 필요한 재료들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는 평소 식물성 식품 및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한 그의 관심과 합쳐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그러비 역시 엄청난 타격을 받았고 회사는 배달 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밀키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직접 문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비의 자전거 배달 방식은 영국 전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은 현재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식물 기반 밀키트 서비스 회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러비 측은 "사람들이 그러비를 좋아하고 즐긴다는 사실이 우리가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비는 사회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는 회사다. 그들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무료 급식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우간다의 빈곤한 어린이들에게 2만 끼 이상 급식을 배달했다. 밀키트가 판매될 때마다 우간다 자선단체인 원모어차일드(1moreChild)에 식사가 기부된다.